[뉴스핌=함지현 기자]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내면세점 오픈을 위해 서둘러 보관창고(통합물류창고)를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의 보관창고는 1652㎡(500평) 규모로 롯데면세점에 비해서는 34분의 1, 신라면세점에 비해서는 6분의 1에 불과하다.
인천 자유무역지역 내 판매장의 부속시설인 통합물류창고는 시내창고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임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물건인도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
가오픈을 앞두고 있는 두 업체는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물류창고 증설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물류창고가 위치한 인천 자유무역지역 내 추가 확보공간이 부족해 당분간 창고를 늘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한화 468평·HDC신라 482평 규모…기존업체 대비 '소규모'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9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임시통합물류창고에 1550㎡(468평) 규모의 창고를 꾸릴 수 있도록 관세청의 최종 허가를 받았다. 통합물류창고를 관리하는 면세점협회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판매장 선정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 입주 창고업체 중 적합한 곳을 선정해 임시통합물류창고를 만들었고 관세청은 이를 허가했다.
HDC신라는 지난 1일 관세청과 계약을 맺고 지정장치장 내에 1596㎡(482평) 규모의 물류창고를 세우게 됐다. 당초 관광공사가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사용하던 공간을 조금 더 확장해 사용하는 것이다.
통합물류창고는 면세점협회가 운영하는 민간시설이다. 고가의 세금이 많이 붙는 물품의 유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관리·감독이 될 수 있도록 관세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입주가 가능하다. 통합관리가 가능하도록 2개 이상의 업체가 들어가도록 돼 있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일 문을 연 삼익악기 면세점과 함께 들어가 있다.
HDC신라가 들어간 지정장치장은 관세청이 직간접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공간이다. 그런만큼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도 사용 계약만 맺으면 창고로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절차는 HDC신라면세점이 24일, 한화갤러리아가 28일로 예정된 가오픈이 수월하게 진행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매장 면적 대비 물류창고의 규모가 너무 작아 향후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역만 따져보면 기존에 면세점사업을 진행했던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기준 본점의 영업면적은 1만759㎡(3254평), 월드타워점 9801㎡(2964평),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4840㎡(1464평)으로 총 2만5400㎡(7683평)규모다. 이런 롯데면세점의 물류창고 면적은 5만3831㎡(1만6284평)다. 롯데의 공항면세점 면적은 김포공항점 433㎡(131평), 인천공항점은 3기 사업기준 8595㎡(2600평. 내년 8월 그랜드오픈)이다.
신라면세점은 9335㎡(2823평)의 면적 대비 물류창고의 규모는 1만8168㎡(5496평)이다. 면적이 6459㎡(1953평)인 동화면세점의 물류창고는 2823㎡(854평)이고, 7560㎡(2286평)인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은 물류창고 크기가 1818㎡(550평)이다.
반면 HDC신라면세점이 이번에 용산아이파크몰에 꾸리고자 하는 면세점의 영업면적은 2만7400㎡(8288평)다. 그럼에도 물류창고의 크기는 1596㎡(482평)에 불과하다. 여의도 63빌딩에 입주할 예정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영업면적은 9900㎡(2994평)인데 물류창고 크기는 1550㎡(468평)다.
▲ 양측 "추후 늘릴 계획"…물리적 공간 부족으로 난항 예상
물류창고를 공항안에 운영하고 있는 것은 판매물품을 집중관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보관·물류 비용을 아끼고 고객에게 물품을 신속하게 인도하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
통합물류창고가 아닌 다른 곳에 물품을 보관해도 무방하지만 그럴 경우 더 큰 보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보관을 위해 그 창고까지 이동을 시켰다가, 판매가 되면 다시 공항으로 가져와야하므로 불필요한 운송 비용도 지출해야 한다. 이럴 경우 신속한 물품 인도도 어려워 진다. 이에 각 업체는 장기적으로는 창고 규모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규모는 크게 잡아놓고도 물류창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재고는 어디에 놓을 것이며 고객들이 신속히 물건을 픽업해 갈 수 있겠느냐"면서 "500평 규모면 기존 업체들에 비해서도 상당히 작은 수준인만큼 추후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각 업체들은 현재 면적이 면세점을 운영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규모라고 해명했다. 또한 향후 장단기 적으로 물류창고를 늘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화갤러리아측은 "매장 내에도 260평 가량의 창고가 있고, 인천물류창고 내 공간도 2층으로 쓸 수 있도록 형태를 변경해 실제 효율은 870평 정도가 될 뿐만 아니라 인천과 김포 등지의 창고까지 모두 합치면 1500평 정도가 된다"며 "향후 3년간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추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확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HDC신라측도 "매장 내에도 300평의 공간이 있고, 창고도 500평 규모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24일에 우선 오픈을 하지만 내년 3월경 그랜드오픈을 할 예정이므로 그때에 맞춰서 창고 규모도 늘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무역지역 내 물리적인 공간이 부족한 만큼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물리적으로 공간을 늘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면세점 협회가 공항공사에 요청을 해 부지를 마련, 추가로 물류창고를 마련할 계획이 있는 듯 하지만 공사측에서 부지 마련이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