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으로 단말기 지원금을 통한 마케팅 경쟁이 어려워진 이통사들이 '전용폰' 단독 출시로 가입자 몰이에 나섰다.
과거에는 게릴라성 단말기 지원금을 대거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유치했으나 법 시행후 대리점과 홈페이지 등에 이를 공시하게 되면서 지원금 차별화로 가입자를 모으는 것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이용하던 이통사를 유지하는 기기변경 가입자 증가로 시장이 안정화 되자 타사와 다른 개성 있는 단말기 출시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전용폰 '루나'(왼쪽), KT 전용폰 '갤럭시J7'(가운데), LG유플러스 전용폰 'Y6'(오른쪽). <사진=TG&CO, 삼성전자, 화웨이> |
1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용폰 중 가장 낮은 가격대인 10만원 대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Y6을 이날 출시했다.
Y6의 출고가는 15만4000원으로 최저 요금제 가입에도 지원금을 받으면 할부 원금이 2만원 대로 낮아져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내장용량이 8GB로 기존 LTE 스마트폰 대비 적지만 5인치 HD 디스플레이에 램 1GB, 2200mAh의 탈착식 배터리, 800만 화소의 후면카메라를 지원해 최소한의 성능은 갖췄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LG젠틀, LG아이스크림마트, G3 스크린을 전용폰으로 판매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저가 전용폰으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중견기업 TG&CO의 스마트폰 '루나'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루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아닌데다 SK텔레콤 전용폰임에도 출시 3달 만에 12만대가 판매되는 성과를 보였다. 출고가는 44만9900원으로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중 최초로 기기 전체 메탈 유니바디가 적용됐으며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3GB 램(RAM)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뒤쳐지지 않는 사양을 갖췄다.
SK텔레콤은 올 초부터 중국 TCL-알카텔 '아이돌착' ▲ LG전자 '밴드플레이' ▲ 삼성전자 '갤럭시 A8' ▲ '갤럭시 폴더 3G' ▲ '기어S2밴드' 등의 전용폰들을 꾸준히 출시해 왔다.
현재 루나의 인기는 다소 수그러든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은 이달 초 구글과 화웨이의 합작폰 '넥서스6P'를 선보이며 전용폰 인기를 끌어간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J7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고가 34만7000원인 갤럭시J7는 출시 닷새 만에 일 판매량 1000대를 돌파, 매일 약 2000여 대씩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의 판매가 다소 잦아든 틈을 타 인지도 있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전용폰으로 끌어오면서 인기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이를 볼때 대형 제조사 위주로 형성돼 온 국내 단말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루나와 같이 전통적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중견기업의 단말기가 판매 초기에 품귀 현상을 보일 만큼 이목을 끈데다,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단말기의 잇따른 출시는 주목할 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만큼이나 올해는 중저가폰이나 전용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며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계속 된다면 시장 패러다임도 점차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