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수십년 만에 최대폭으로 폭락했다. 정부의 외환규제 완화 방침이 나온 직후의 일이다.
17일(현지시각)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외환시장에서 페소화는 단 몇 분 만에 달러당 13.9페소로 추락했다. 전날 달러당 9.8페소에서 약 30% 급락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달러/페소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날 아르헨티나 새 정부는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알폰소 프랏 가이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관리변동환율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상업적 목적의 달러화 매입 상한선을 철폐한다고 밝혔다. 2011년 통화 안정을 위해 시행했던 자본 통제 조치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인들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보호를 위해 매입이 금지됐었던 달러를 사기 위해 몰려들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에게서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정부는 앞서 규제완화 이후 30% 가량 페소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전달했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15.50~16페소로 추락하지 않은 데다, 중앙은행이 신속하게 개입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중앙은행이 환율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민을 온 호세 루이 마타는 본국에서 실시된 외환 통제로 경제가 더 안 좋아졌된 경험이 있다며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뜻을 비쳤다.
그는 "달러당 14페소 환율도 아직 저렴한 편"이라며 "(환율 급등으로) 물가는 오르겠지만, 외환 통제를 없애는 것이 아르헨티나 경제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