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내년 뉴욕증시의 전망이 흐린 가운데 가치주 매입을 권고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밸류에이션과 이익 전망을 근거로 볼 때 성장주의 강세 흐름이 꺾일 여지가 높은 데다 기술적인 지표 역시 가치주 매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대형 가치주를 추종하는 러셀1000 밸류 인덱스가 6.5% 떨어진 반면 성장주의 주가 추이를 반영하는 러셀1000 그로스 인덱스가 4.1% 상승했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두 지수의 스프레드는 6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올해 대형주의 이익과 매출액 성장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스프레드는 영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주식 전략가는 “마침내 가치주를 매입해야 할 시점이 왔다”며 “내년 증시 주도주가 교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이익 증가 폭이 시장 평균을 웃돌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을 일컫는다. 이들 종목은 시장의 기대만큼 이익이 개선될 때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상승을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이 연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증시 전반의 기업 이익이 증가할 때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BofA는 내년 기업 이익이 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 이익이 5% 또는 그 이상 늘어난 기간 가운데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을 보인 기간이 7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BofA는 강조했다. 또 가치주의 이익이 평균 7%포인트 앞질렀다고 전했다.
씨티그룹 역시 내년 가치주 투자를 권고했다. 역사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때 주식시장의 주도주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는 현상을 거듭 반복했고, 내년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6일 약 10년만에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한편 내년 네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경우 이미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한 채권 수익률이 내년 더욱 뚜렷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의 상승 잠재력을 높일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주장했다.
BMO 캐피탈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가치주가 연초보다 하반기부터 상승 탄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면서 가치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가치주의 강세 흐름은 연초보다 하반기에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