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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수주활동을 사실상 '봉쇄'당했던 SPP조선이 한숨 돌리게 됐다. SPP조선을 공동관리(자율협약)하고 있는 채권단이 향후 '수익성' 있는 신규 수주에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해주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르면 22일께 관련 안건이 채권단에 부의될 전망이다.
<자료제공=우리은행> (단위:%)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주채권은행)과 수출입은행(최다 채권은행), 무역보험공사, SGI서울보증보험 등 SPP조선 채권단의 관리자들은 지난 15일 '사천 SPP조선 간담회'에 이어 16일 우리은행에 모여 이 같이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수합병(M&A)까지 수익성 있는 추가 수주 선박에 대한 RG발급을 제한적으로 해주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관리자급이 다 모여 그렇게 하기로 공감을 형성해 결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달 초 3~4곳으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았고,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M&A 시장에 내놓은 SPP조선의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수주잔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은도 기본적인 원칙엔 이견이 없다. 수은 고위 관계자는 수은이 우리은행에 단독 RG발급을 요구했다는 관측에 "처음 듣는 얘기"라며 "실무적으로 협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신규 수주가 수익성 요건에 맞으면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은은 SPP조선의 신규수주에 대한 '리스크헤지' 대책(위험회피책)을 요구하며 RG발급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A가 불발되거나 조선업체가 아닌 데가 우선협상자로 되면 신규수주 허용(=RG발급)에 대한 리스크는 채권단 책임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수은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은의 리스크 헤지 사항도 (관리자급 회의에서) 정리가 돼 합의에 걸림돌이 아니다"며 "부의안의 구체적 문구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주 부의되는 안건은 채권단 공동지원 형식이다. 다만, 향후 수주에도 '건별 심사'와 '채권단 100% 동의' 원칙은 유지된다.
최근 SPP조선은 유조선 8척의 RG발급이 거부돼 수주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SPP조선의 수주요건이 채권단 전체 동의를 받는 것으로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SPP조선은 2008년 리먼사태 이후 무리한 계열사 투자 등으로 2010년부터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RG는 선수금(계약금)을 받은 조선사가 기한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면 조선사가 받은 선수금을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하는 보증서다. 조선사는 RG발급이 없으면 수주활동이 불가능하고 이런 상황이 오래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