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달러화가 월간 기준으로 지난 8월 이후 첫 내림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투기거래자들이 달러화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의 달러화 매수 포지션이 지난 15일 기준 15만9961계약으로 전주 17만2331계약에서 상당폭 줄어들었다.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에 따라 투기거래자들은 2주 연속 달러화에 대한 상승 베팅을 축소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화 상승 베팅이 지난 5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의 행보가 오히려 반전을 이룬 셈이다.
달러화는 연초 이후 유로화와 엔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한 랠리를 펼쳤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사자’를 부채질한 결과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달러화는 3% 가량 내림세를 나타냈다. 최근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달러화는 지난 8월 이후 4개월만에 월간 기준 하락을 기록할 전망이다.
연준이 첫 금리인상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점진적인 속도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화 강세 전망을 꺾어 놓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준의 점도표에서 정책자들이 내년 0.25%포인트씩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두 번째 긴축 시기를 4월 이후로 점치고 있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인터내셔널 외환 전략가는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 정책자들의 ‘점진적’이라는 언급에 커다란 무게를 두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하는 한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와 같은 열기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엔화에 대한 달러화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일본은행(BOJ)이 부양책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이달 1.5%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만 연초 이후로는 여전히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1% 급등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1.3% 올랐다.
하토리 다카오 미츠비시 UFJ 모간 스탠리 증권 전략가는 “달러화가 연준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상승 폭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중장기 추세적으로는 하락보다 상승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며 “연기금을 포함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매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달러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내년 4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52%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