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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제2공항은 제주경제의 새로운 출발점”

기사등록 : 2015-12-2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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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 20주년, 광역단체장에게 듣다(제주지사편②) 일문일답(1)

[뉴스핌=이영태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제주도 제2공항이 갖는 의미에 대해 “제2공항은 제주의 새로운 관문이자 경제의 출발점, 제주도민의 교통수단이자 대외 소통의 창구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2공항 개발에 따른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우려에 대해선 “공항개발은 국가가 하는 사업이고 주변 개발은 제주도가 하는 거”라며 “공항과 주변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조율해서 결정해 나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와의 인터뷰는 한국 지방자치 20주년과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등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주요내용이다.

◆ “중앙정부 권한이양하고 지방세재 개편해야”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8일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제주도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민선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은 한국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과 성과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지난 20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방자치 성과로는 첫째 제도적 측면에서 대의민주주의의, 둘째 정치적 측면에서 주민의 참여의식 증대, 셋째 행정적 측면에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 넷째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서비스의 향상을 들 수 있다.

풀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지방자치는 지방분권과 주민참여라는 본래 가치가 실현돼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이양과 지방세재개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중앙과 지방의 세입비율은 8대2이고 세출비율은 4대6이다. 최근 취득세 인하와 사회복지 예산 증가로 인해 재정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지방은 중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자치재정권 없이는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이 어렵다.

올해 지방자치 20주년과 제주특별자치도 실시 9년을 맞은 제주도는 새로운 지방자치 분권 선도 모델로서 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인구는 1995년 51만9000명에서 현재 62만9000명으로 21.1% 증가했으며 예산액은 같은 기간 6314억원에서 3조8194억원으로 5배 커졌다. 관광객수는 20년 전 399만7000명에서 지난해 1227만4000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관광수입은 2013년 6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6배 증가했다. 지난해 1월 29일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주민행복도는 전국 1위를 차지했다.”

-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등 복지예산 문제에 대한 중앙-지방정부 간 갈등 해결은?

“경제력의 문제지만 복지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형평성과 역차별을 감안한다면 복지에 대한 중앙정부의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 학교급식과 보육문제도 그렇다. 사실 누리과정은 유치원․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교육․보육과정을 통합해 유아단계 교육의 질을 제고, 생애초기 출발점 평등보장을 위해 2012년 5세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지방재정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시도교육청이 100% 부담토록 변경되면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자치단체는 누리과정예산 전액편성, 도교육청은 미편성 같은 상황이 전국적으로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이후 도의회 심의결과 2개월분 증액(76억원)으로 반영됐다.

보육대란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사실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이 증가하면서 중앙이든 지방이든 복지예산 증가로 재정압박을 느끼는 것은 같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누리과정 재원부담 문제를 놓고 보육대란이 발생하는 불행한 사태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인 만큼 중앙과 시·도교육청 간에 역할 분담을 통해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된다고 본다. 앞으로 의무지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재원확보 대책을 의무화한 ‘페이고(Pay-go) 원칙’의 법제화로 건전재정의 틀을 구축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 지난 1년 6개월간 원 지사의 공약추진 상황과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도민과의 약속을 담은 것이 ‘제주 3·6·5약속’이다. 365일 도민 소득과 도민 행복이 커지고 36.5℃ 제주인의 체온이 담긴 따뜻한 약속이다. 세부적으로는 14개 분야 105개 실천과제를 담고 있다. 사업타당성, 재정안정성에 최우선을 두고 모두 3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105개 공약사업 가운데 8개 사업을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금년 말까지 1조4000억원(전체 투자액 대비 37%)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도 평가에서도 최우수등급(SA)을 받았다.

의미 있는 변화를 꼽자면 잘못된 관행과 해묵은 과제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난개발, 한·중 FTA, 강정마을 갈등,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원칙, 경관가이드라인, 감귤구조혁신, 농지기능강화 등 상당한 수준의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 균형발전을 위한 동서남북 4대 축도 갖춰졌다. 동부의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남부의 혁신도시와 강정 크루즈관광미항, 서부의 영어교육도시와 신화역사공원, 북부의 기존 제주공항 확충과 신항만 계획은 사륜구동처럼 제주의 동서남북 균형발전을 이끌고 제주의 관문, 경제규모를 두 배 이상 키워내는 성장의 축이 될 것이다.”

- 제주도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청사진은 나왔는지?

“제2공항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와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를 거쳐 공사착공 및 준공 등 10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당초 예측보다 7년이나 빨라진 2018년이면 현 공항이 포화될 것으로 예측돼 준공이 시급하다. 예비타당성 조사기간 1년을 6개월로 단축하고 기본계획 수립용역, 실시설계 및 공사시기 조정 등을 통해 공사기간도 단축할 계획이다.

제2공항을 국내선과 국제선 중 무엇으로 운영하느냐 문제는 현재 공항이용객 추이를 감안하면 국내선 운영은 2개 공항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제2공항이 완공된 후 국토부와 협의해 국제선 운영 등 공항활용 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제2공항 입지 선정은 안전, 환경, 경제, 소음, 기후 등 국제민간항공기구 기준에 의한 객관적 연구와 검증을 토대로 결정됐다.

정말 사심 없는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25년간 논의만 되던 숙원사업이 풀린 것이다. 저도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국토교통부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 시급성에 대해 설득하고 협의했다. 앞으로 제2공항은 제주의 새로운 관문이자 경제의 출발점, 제주도민의 교통수단이자 대외 소통의 창구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공항과 주변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조율해서 결정해 나갈 부분이다.”

제주도청에 제2공항 건설 확정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환경단체들과 지역주민들이 환경파괴와 소음피해, 이주문제 등을 우려하는데?

“제2공항 입지로 결정된 성산읍 지역주민들이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주와 보상문제, 소음 피해 등은 제주도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며 가야 한다. 도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주민들 위주로 구성했다. 피해를 보상하는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계나 생업에 대한 대책, 또는 개발이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새로운 상생·발전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공항주변개발계획을 위해선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공항개발은 국가가 하는 사업이고 주변 개발은 제주도가 하는 거다.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 어떤 내용으로 할지, 보상은 어떤 방식을 취할지에 대해 국가가 하는 거는 법으로 딱 정해져 있지만 주변개발은 제주도가 설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공항주변지역 거래도 안 되고 경제활동도 어려운 이런 지역을 방치하는 건 가급적 최소화하자는 방침이다. 이건 좀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기본논의와 용역을 위한 전문가 검토도 안 끝났는데 의사결정권자인 도지사가 미리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 대충 큰 틀에서는 주변개발계획을 공공이 주도해 방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 제2공항마저 포화될 경우 결국 전남과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건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는데?

“지금은 거기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다. 지금 최우선 과제는 사실상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제주의 하늘길을 더 넓히기 위해 제2공항 건설에 매진하는 것이다. 제주~전남 간 해저터널 건설은 앞으로 정부가 기술력이라든지 사업성, 현실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여러 각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 내년 초 개항을 앞둔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나타난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갈등해소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크루즈터미널이 착공되고 그 이전에도 강정항을 기점으로 크루즈 관광이 이뤄지게 되고 관광미항의 면모가 드러나면 그동안의 우려도 해소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물론 오랫동안 상처를 받아온 강정주민들의 마음이 한 순간에 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관광 인프라 확충, 지역발전계획을 비롯해 다양한 소득창출 방안은 그 차원에서 마련하고, 이와 별개로 가능한 모든 대화채널을 열어서 갈등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겠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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