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저유가로 장기화로 힘든 한 해를 보낸 글로벌 석유업계가 내년에는 더 힘겨운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업계 대외 여건이 1년 전보다 더 악화됐으며 내년에는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 허리띠 졸라매기가 한층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악화된 경영 여건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의 여력도 바닥난 상태라 내년에는 부도건수도 늘어날 수 있으며 올해 가격이 맞지 않아 불발됐던 인수합병(M&A)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언스트앤영(E&Y) 소속 앤디 브로건 자문역은 저유가 헤지전략과 비교적 신속히 운용할 수 있는 비용절감 전략, 후순위로 둘만한 자본지출 계획 등 기업들이 마련해 둔 비상계획이 바닥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업계에서 시가총액기준 세계 최대기업인 코노코필립스 등 석유업체들은 효율성 제고와 유전서비스 요율 조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EOG리소스와 같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은 생산성 개선 노력을 수 년째 지속하고 있다.
영국 에너지기업 BG그룹 인수와 관련한 주주승인을 준비하고 있는 로열더치쉘은 인수 승인 시 이달 2800명 추가 감원 계획을 밝혔다.
업체들은 자본지출 계획도 줄이고 있다. 지난 10월 영국 BP사는 올해 지출 규모를 190억달러 정도로 당초 계획했던 240억~260억달러에서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업계 주요 상장업체들이 내년에 자본지출과 이자지출, 배당 등을 감당하기 위한 유가 마지노선이 배럴당 66달러로 올해 81달러보다 내려왔다고 밝혔다. 올해 피나는 비용절감 노력이 없었다면 마지노선은 배럴당 104달러로 뛰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현재 유가 수준이 마지노선을 대폭 하회하고 있어 기업들의 대출 부담은 늘어날 전망인데 이들의 비용절감 여력이 조만한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데 있다.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7달러 수준을 기록하며 11년래 최저치 부근에 머물렀고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가격은 전날보다 3.4% 떨어진 36.7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담당이사 스티브 우드는 "올해 대다수 에너지 업체들이 '조금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긴축 노력을 기울였지만 (암울한 시장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들은 자금이 바닥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신평사 피치는 고수익 에너지기업 회사채 부도율이 내년에는 11%까지 치솟아 2009년 기록한 고점 9.8%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업체별 연초 대비 주가 변동폭(%기준) <출처=블룸버그/FT재인용>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