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2016년 위안화 대 달러 환율이 당초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7.3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현재보다 15% 이상 절하될 수 있다는 얘기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수석연구원 <사진=바이두(百度)> |
루정웨이 중국 흥업은행 수석연구원은 5일 중국증권망과의 인터뷰에서 “올 한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위안화 환율이 7.3위안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루정웨이 흥업은행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계에서 정확히 환율을 예측하는 인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앞서 2015년 초 위안화 환율이 6.5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로 지난 12월31일 기준 달러 당 위안화 고시환율은 6.4936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 7.3위안 돌파는 최근까지 중국 금융 기관이 내놓은 위안화 환율 전망 중 최고치라고 할수 있다. 국태군안 증권 등 중국의 주요 기관들은 올해 위안화 환율이 6.8위안~7위안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루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중국 경제 회복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에 상응하는 위안화 실질실효환율(REER)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위안환 약세가 중국 기업들, 특히 2차 산업 기업들의 펀더맨털을 개선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유기업들의 파산과 임금 삭감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감세와 융자비용 절감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이 여전히 고평가 돼 있어 원가 절감만으로는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중국 위안화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전달대비 1.60% 상승한 131.0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고평가됐고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안정적인 환율제도·자유로운 자본이동·독립적인 통화정책의 삼위일체 불가능론(不可能三角, Impossible trinity) 에서 위안화 환율 상승은 인민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삼위일체 불가능론이란 한 국가가 독립적인 통화정책과 안정적인 환율제도,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루 수석연구원은 향후 위안화 환율 상승이 중국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는 2016년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위안화 약세 및 환율 자유화로 인한 기업들의 펀더멘탈 호전과 통화 완화 정책 기조가 향후 증시 불마켓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145 위안 높은 달러당 6.5314 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1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저성장과 외환시장 개입비용을 고려해 추가절하를 용인한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