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연초부터 중국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겁에 질린 투자자들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일제히 "팔자"를 외치고 있으며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엔화와 금값은 오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장 후반 현재까지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약 4.6%가량 하락 중이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지수 역시 같은 기간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으며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6.6% 급락했다.
올해 개장 후 12% 가까이 폭락한 중국 상하이 증시는 세계 증시 불안의 원천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금융시장 불안의 배경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다. 새해 들어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들이 연달아 부진했고 중국 당국도 8일 연속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 겪은 중국발 주식 매도세가 다시 재현되면서 이 현상이 위기의 시작인지 일시적인 패닉인지를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스위스 쿼트의 아너드 마셋 시장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제 투자자들이 이것이 그저 패닉에 대한 반응인지 위기의 시작인지 의문을 가질 만한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이미 큰 폭으로 둔화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콘퍼런스 보드의 앤드루 포크 이코노미스트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사람들은 지난 2~3년간 정부가 말하는 것보다 성장률이 훨씬 낮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실제로는 4%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실제로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사태는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전자 제조업 중심지인 선전에서 최근 몇 달간 경제 성장 둔화로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 업체 중톈신(中天信)은 지난해 말 영업을 중단하고 40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화웨이와 모토롤라의 공급업체다.
이번 상황을 지켜본 전 세계 투자 구루(Guru)들은 이번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심각한 조정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이것은 위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을 보면 2008년 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 글룸붐앤둠리포트 편집장은 신용버블을 언급하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했다. 파버 편집장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주식시장과 원자재의 경착륙을 봤고 경제에서도 경착륙을 볼 수 있다"면서 "중국에는 엄청난 규모의 신용버블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다음에 일어날 일은 모든 자산시장이 타이타닉호처럼 무너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인의 소비지출 증가 등 다른 경제지표를 보면 최근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는 "소비지출은 실제로 지난해 주식시장 파동 이후에도 증가했다"면서 "세계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에서 들려오는 나쁜 소식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상하이 주가는 중국에서조차 기업 실적 전망 같은 것을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주가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