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연초부터 패닉에 빠지면서 중국 당국의 어설픈 대응에도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당국의 손발을 묶고 있는 것은 경기둔화나 구조적 전환 과제보다는 당장 극도로 민감해진 투자자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블룸버그> |
7일 자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현재 마주한 가장 골치 아픈 상대는 중국의 경기 둔화도, 증시 급락도, 부패도, 대기오염도 아닌 바로 '신경질적인 투자자들'이라고 충고했다.
중국이 안정적 성장 유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창타이(뉴노멀)'을 선언하고 시장의 자율적 역할을 추구해 가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어찌 보면 증시 조정은 불가피한 과정인데 투자자들의 지나친 과민반응 때문에 당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용 과잉을 바로잡고 투자 및 수익 주도 성장에서 서비스 주도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다. 당국이 성장률 마지노선을 종전의 7%에서 6.5%로 낮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의 고성장과 혁신 등을 바라면서 동시에 중국의 경제 전환에서 수반될 변동성이나 시장 하락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다.
매체는 중국 당국의 시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형편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작년 8월 당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가 원래는 시장의 힘(market force)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국 글로벌 시장 혼란으로 귀결됐던 것도 시장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 당국의 성급한 대응이 투자 혼란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 경제와 증시의 상관성을 지나치게 높게 볼 필요는 없음에도 최근의 패닉 흐름은 뉴노멀을 추구해야 하는 시 주석의 어깨를 더욱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PNC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 빌 아담스는 "중국 증시와 중국 경제의 연관성이 별로 없어 상하이지수 폭락이 금융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적다"면서도 "하지만 상하이지수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을 대변한다는 오해 때문에 증시 변동성은 올해와 내년 환율 및 자본 흐름에 더 없이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중국발 시장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중국 당국에 시장과의 더 스마트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주문하는 동시에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도 좀 더 진정하는 자세를 가질 '작전타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