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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팔아라” 월가 곰이 접수, 매수 신호?

기사등록 : 2016-01-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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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전망 배럴당 16달러까지 '뚝'
침체 아니라면 하락이 기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곰’이 월스트리트를 장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인 목소리가 날로 고조된 데 이어 ‘모두 팔라’는 조언까지 등장했다. 주가가 연초부터 무섭게 떨어지고 있지만 저가 매수에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2일(현지시각) RBS는 자산시장이 다분히 격동적인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모든 것을 매도할 것을 주문했다. 일부 우량 채권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 손실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글로벌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기에는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크며,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글로벌 상품 시장의 하락이 주식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RBS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6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한 한편 주가 낙폭이 10~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앤드류 로버츠 RBS 이코노미스트는 “무역부터 신용, 성장률까지 전세계가 후퇴하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전쟁까지 가세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 전망은 투자은행(IB)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모간 스탠리가 배럴당 20달러 전망을 제시한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소시에테 제네랄, 맥쿼리 등 대부분의 IB들이 전망을 낮춰 잡았다.

유가와 주가의 강한 동조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유가 향방은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 신뢰와 맞물린 만큼 유가 반등 없이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1998년 당시와 흡사한 위기를 맞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달러와 유가 급락, 이머징마켓 혼란 등 18년 전 상황과 닮은꼴이라는 얘기다.

지나 마틴 애덤스 웰스 파고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1998년과 같은 조정을 맞을 것”이라며 “당시 6주 사이 주가가 20%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뉴욕증시의 대형주가 1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제롬 레비 포캐스팅 센터의 데이비드 레비 회장은 배런스의 칼럼을 통해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가 전세계 경제의 침체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이미 침체에 빠진 데 이어 라틴아메리카의 대부분이 침체에 직면한 상태라고 그는 진단했다. 또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가 미국과 이머징마켓의 상관관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마크 파버는 금과 금광 관련 종목을 매입할 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S&P500 지수가 2011년 저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최악의 경우 지수가 2009년 저점인 676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금융시장의 구루들이 앞다퉈 비관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매수를 권고하는 의견이 없지 않다.

골드만 삭스 역시 이날 주식시장에 대해 약세 의견을 냈다. 중국발 충격이 거듭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매수 기회라는 것이 골드만 삭스의 판단이다. 다만 미국보다 유럽 증시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골드만 삭스는 유럽 스톡스 600 지수가 앞으로 12개월 사이 18% 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뉴욕증시의 상승 예상치에 비해 두 배 높은 수치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이익 전망 역시 우세하다는 것이 유럽 증시를 선호하는 근거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 역시 주식 투자의 안전판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뉴욕증시의 V자 반등을 점치는 의견도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펀드스트라트 매니징 파트너는 최근 주가 하락이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성장 우려에 따른 것이라면 주가 하락에 매수하는 전략이 적절하며, 경제 지표가 뒷받침될 때 강한 주가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충격부터 상품시장 하락, 기업 이익 둔화 등 굵직한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고, 대기 매수 세력이 경제 지표 호조가 확인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펀드스트라트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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