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국제유가가 20달러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유가하락을 기반으로 좋은 성적을 달성해 올해 초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유가 기조로 석유화학제품의 원자재 비용이 줄어들면서 제품 스프레드(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의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는 원유를 정제해 나오는 납사(Naphtha)를 이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제품을 만드는데 유가하락으로 납사가격이 떨어진 반면 제품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어 마진이 높아졌다.
또 지난해 중국 등 해외업체들의 증설지연도 호재가 됐다. 여기에 환율강세까지 이어지면서 수출을 주로 하는 석유화학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저유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47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의 시장컨센서스 4분기 영업이익이 비수기인점을 감안해 4353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한해였다"며 "다만 호황 사이클은 아니고 그나마 다른 업종에 비해 양호한 수준 정도"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3022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42%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시장컨센서스 영업이익을 295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52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시장컨센서스 영업이익은 1253억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요 석유화학업체 3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대략 4조원에 육박한다.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 보니 올해 초 직원들 사기진작 차원의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성과급 지급 여부와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성적표에 따라 연초 소정의 성과급이 지급된 전례로 봐선 올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범용제품 수출 주요국이 주로 중국이다보니 중국의 경기나 중국 자체 석유제품 생산능력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투자율이 자체적으로 낮아져 중국이 소비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증가율도 둔화됐다"며 "국내업체들은 범용제품이 아닌 프리미엄제품 등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석유화학산업의 전망은 다소 밝다. 유가하락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원자재 부담이 줄고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