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JP모간을 필두로 미국 은행권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월가 애널리스트의 관심은 유가 급락에 따른 충당금 규모에 쏠렸다.
저유가의 장기화에 따라 석유업계의 디폴트 리스크가 한층 고조된 만큼 은행권의 대응 및 수익성 타격이 하이라이트로 부상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14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JP모간이 이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
JP모간은 에너지 섹터의 부실 여신 발생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1억2400만달러의 충당금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또 금속 원자재와 광산업 관련 여신의 손실 리스크에 대비해 3500만달러의 충당금을 별도로 확보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54억3000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품 섹터와 관련된 4분기 충당금 규모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또 전체 충당금 규모인 1억8700만달러 가운데 에너지 섹터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부실 여신 발생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은 지난 6년간 미국 4대 은행 사이에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어서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JP모간 이외에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웰스 파고 등 4대 은행은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부실여신 충당금을 신규로 설정하지 않았다.
충당금이 늘어날 경우 그만큼 장부상 순이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 부실 우려가 높은 여신의 신용이 높아질 경우 기존의 충당금을 환입, 순이익을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충당금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가 연이어 저점을 낮추고 있고, 에너지 업체들의 유동성 경색 및 디폴트 리스크가 올해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P모간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는 모습이다. 마리엔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는 국제 유가가 30달러 선에 머물 경우 앞으로 18개월간 7억5000만달러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즈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 역시 “회계 규정으로 인해 에너지 섹터 여신에 대해 4분기 원하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가능하면 충당금을 더 늘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맥쿼리의 조사에 따르면 57개 부실 에너지 중 JP모간이 여신을 제공한 업체가 10개로,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웰스 파고로, 여신을 제공한 업체가 14개로 확인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