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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CEO] 걸음마 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기사등록 : 2016-01-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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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3위 탈피' 도전과제 산적..당장 SKT-CJ헬로 문제부터 난항

[뉴스핌=심지혜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대기업 신임 CEO(최고경영자) 중에서도 단연 주목되는 경영자이다.

LG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정통 LG맨' 권 부회장은 비록 통신 분야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지만 이미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데다 LG그룹이 꺼내 든 회심의 카드라는 점에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은 공격적인 성향의 그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LG유플러스의 신임 대표에 자리한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하며 LG맨 생활을 시작했다. 80년대와 90년대를 해외투자실·미주 법인·세계화 담당 이사를 거쳤으며 45세 때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권 부회장이 1등 신화를 만든 것은 LG디스플레이 사장을 거치면서다.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 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우고, 애플과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는 등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웠다.

2012년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인 전지사업 부문을 맡아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등 LG화학을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켰다. 이렇듯 권 부회장은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잇따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급변하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권 부회장이 맞닥뜨린 숙제는 가볍지 않다.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케이블TV방송과 알뜰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M&A) 하는 이벤트가 그의 표현처럼 '환영인사'처럼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10년 넘게 이동통신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데 CJ헬로비전마저 인수하게 되면 LG유플러스의 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이에 권 부회장은 지난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은 땅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이 있는데 SK는 이번 딜로 더욱 편하게, 땅 안짚고도 손쉽게 헤엄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또 “SK텔레콤은 방송법이 개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인수합병을 서둘러 추진했는데, 만약 이번 M&A가 허가된다면 불공평한 경쟁”이라며 “이번 건은 정부가 법 개정 이후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첫 공식석상에서 경쟁사 사안을 언급할 정도였으니, 권 부회장의 절박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동통신 2위 사업자 KT의 자리를 넘보는 것 조차 만만치 않다. 황창규 KT 회장은 2년 전에 이미 1등 DNA를 강조하며 조직을 재정비했고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간 이동통신 가입자 격차만 200만명에 이른다.

반면 통신시장은 과포화 돼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지 않고서는 돌파구가 없다. 또한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한 통신사를 오래 이용하는 '기기변경' 가입자들이 급격하게 증가, 3위 사업자에게 불리한 경영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

그 동안 LG유플러스는 통신 후발사업자임에도 빠르게 LTE 기술과 가입자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보였으나, 이마저도 이제 한계를 보이고 있다. 권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4월로 예정된 LTE 주파수 경매 역시 권 부회장 리더십의 가혹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서비스에 있어 핵심적인 자원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대역 특성에 따라 통신품질 서비스까지 좌우될 수 있다. 앞서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쓴 맛을 본 바 있기에 권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실속을 챙기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사명을 띄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홈 사물인터넷(IoT) 사업에서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최근 약 10만여 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듯 보여도 비슷하게 수많은 경쟁사들이 달려들고 있는데다, 아직 수익을 내는 구조에 이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차세대 이동통신인 5G를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시장 포화와 1·2위 사업자와의 격차, 정부 규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어느 하나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지만 권 부회장이기 때문에 그에게 거는 회사 안팎의 기대도 그만큼 크다. 그가 어떤 혜안과 결단으로 LG유플러스에게 '1등'의 영예를 안겨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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