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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연주 기자] 현대차그룹의 철도전문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모기업인 현대차 효과에도 신용등급 추가 하락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물량이 흘러나오고 신규 발행도 시장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18일 현대로템 회사채 22-2(만기 2019년 3월)는 A등급 민간평가 대비 40bp가 높은 3.304%에서 거래됐다. 지난주를 전후로 10억~20억원 단위의 자투리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크레딧 시장이 좋아지다보니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일부 기관이 물량을 털고 가려는 것"이라며 "크게 부담이 안가는 손실 범위 내에서 물량이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은 지난해 말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사실상 추가 하향을 고려하고 있단 뜻이다.
한신평은 당시 "철도와 플랜트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청구공사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현대로템의 업황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수주 부진에 철도업계 경쟁 과열 등으로 적자가 지속돼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로템의 부채비율은 작년 9월말 기준 201%로 2014년말의 153%에서 50%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회사 측은 10년만에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회사채 발행 여건도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실제 현대로템은 이달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 상환하기로 했다. 높아진 조달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기관들의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점도 발행 중단 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A신평사 관계자는 "이미 등급 하향을 고려해 시장이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며 "그간 현대로템은 모기업 효과에 겨우 버텨왔다. 지금보다 더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진 않지만 요즘 변수가 워낙 많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금 상환은 회사 문제가 아닌 시장 전반의 발행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그 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A급 빅이슈어였던 현대로템 회사채마저 위기 조짐이 보이면서 올해 시장은 우량 기업 중심의 회복세로 제한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단 분위기가 풀리면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A급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고 우량 등급 위주로만 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올해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