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KDB대우증권 인수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대우 안팎에서 인수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대우증권 노동조합과 최근 잇딴 주가 하락에 뿔난 소액주주들의 연대하며 인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여명의 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이 결성한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주식 의결권을 노조에 위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이후 대우증권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불합리한 계약 방식과 향후 경영 불확실성에서 기인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대표는 "미래에셋의 계약이 LBO방식을 취하면서 합병시 대우증권으로도 부채가 계상되는 손실이 예상, 주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주명부가 확보되는대로 산업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계약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계약 파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 10여명으로 시작된 소액주주 모임은 현재 220여명까지 늘어난 상태로 추후 주주명부 확보시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정 대표는 "소액주주들과 대우증권 노조가 기본적인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연대가 불가피한 이유는 이 계약을 파기시키겠다는 목적이 같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주주명부 열람을 가로막고 있는 대우증권 현 경영진은 물론 면담요청을 거부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에 대한 해임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노조는 내달 5일로 예정된 대우증권 임시 주주총회 안전 중 하나인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위임 권유자 및 대리인 등록 절차를 마친 상태로 오는 20일부터 주총 개최일까지 주주들의 반대표 위임 신청을 받는다.
노조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수차례에 걸쳐 대우증권 전직원에 대한 완전 고용 승계를 언급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 중이다. 특히 대우증권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도 노사간 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돌입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노조는 총파업이 매각 반대 투쟁과 연계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 KDB대우증권 본사 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한편 미래에셋그룹측은 법적인 문제가 없는 만큼 예정된 인수합병 절차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대우증권 측과 대화 기회를 마련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노조 측과 대화하는 것에 대해 확정된 스케줄은 없다"면서도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계약이 확정된 이후 인수단이 꾸려지면 양측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피인수대상으로서는 고용 보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일 것"이라며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실제 법적 절차까지 진행하게 된다면 미래에셋의 합병 과정 잡음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인수 본계약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26일안에는 체결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은 이후 상세 실사와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 심사 및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4월 중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