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대부분이 중국의 불투명한 규제와 반외국인 정서, 산업 과잉, 경기 둔화 등으로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9일 미국 상공회의소 중국에 위치한 미국 기업 496개(기술, 소비, 서비스 분야 포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6%가 중국 당국의 일관성 없는 규제와 불분명한 법률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개 기업 중 1개는 이 같은 이유로 중국을 떠났거나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대부분은 중국 당국의 반외국인 정서가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7%가 이 같은 답변을 내놓았으며 이는 지난해 47% 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기술을 비롯한 원자재 회사들도 88%가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 기술 기업의 44%는 미래의 규제 환경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수 산업 육성에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반독점 조사와 가격 규제에 팔을 걷어 붙히고 있는데, 최근 국가안전보장법에서 기술 기업에게 독점적 정보 공유와 소스 코드를 공유토록 요구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제임스 짐머만은 "이것이 정말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중국의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선 당국은 이 같은 조치들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거둬들인 미국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23%가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지켜냈으며 13%는 손실을 봤다. 이익을 본 기업은 2014년 73%에서 지난해 64%로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응답 기업의 68%는 중국에 추가 투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32%는 신규 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1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015년 전 세계의 대중국 투자는 6.4% 증가했지만 일본의 경우 25%가 줄어드는 등 3년 연속 대중국 투자가 감소해 2012년 고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대중국 투자 감소세의 주된 원인은 다오위댜오(센가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으로 정치위험을 경계한 일본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한 것이 꼽힌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 인건비의 상승 그리고 중국 정부의 제조업 우대에서 첨단기술과 서비스업 우대로 선업정책 변화 등이 기본적인 투자 감소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은 대중국 투자를 각각 22.1%, 4.6%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