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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획정, 여야 엇갈린 셈법에 돌파구 '깜깜'

기사등록 : 2016-01-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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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불가" vs 더민주 "선거연령 인하해야"

[뉴스핌=박현영 기자] 4·13총선을 불과 83일 남긴 21일 정치권 안팎에서 '불복론'과 '연기론'이 제기되는 등 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설립됐지만 여야 간 합의 실패로 지난 8일 김대년 위원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는 지금까지 십여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진전은 없었다. 선거구 획정이 각당의 의석수와 직결되는 문제라 '최소공배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4년 10월 30일 인구편차를 3:1로 규정한 현행 선거구가 위헌이라며 현행 국회의원지역선거구구역표를 2015년 12월 31일까지 2:1로 개정하라고 결정했었다.

◆ 새누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받을 수 없다"

새누리당은 현재 지역구 의석수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253+47' 안을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론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비율 2대1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는 '여대야소(與大野小)'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헌재가 제시한 기준을 따를 경우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텃밭인 영호남에서는 하한 인구수에 미달한 선거구가 많다. 경상북도 6곳, 전라북도 4곳, 전라남도 3곳, 부산광역시 2곳의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

이중 새누리당에게 대구경북(TK)은 텃밭이고 부산경남(PK)은 강세지역이다. 고령 인구가 많은 농산어촌에서 지지세가 많다. 이들 지역구 수가 줄어들면 고스란히 새누리당 의석수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더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 비율에 맞게 비례대표로 의석수를 보정하는 방안이다.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서 정당득표율보다 낮은 의석점유율로 저평가되던 군소 정당들이 약진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고 지역구를 최대한 살려 국회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핵심전략인 셈이다.

1월 임시국회의 답보를 두고 여야는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 더민주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선거구 획정 불가"

더민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선거연령 18세 인하 없이는 선거구 획정안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들의 압박 등으로 더민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하긴 했지만 선거구 획정에 급할 것이 없다는 속내도 엿보인다. 현 상황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소수야당인 '안철수 신당(국민의당)'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세로 유권자 연령 인화는 역대 선거 결과를 분석했을 때 '노년층은 보수, 청장년층은 진보'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더민주가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카드다. 반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다.

선수에게 룰을 정하라고 하니 서로 유리한 룰을 적용하겠다고 싸우는 모습이다.

◆ 선거법 개정안 나섰지만...여전히 해결책은 미궁 속

새누리당은 지난 5일 현행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 정족수를 과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수의 여야 추천위원으로 구성된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획정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법 손질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한 이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압박 이후 쟁점법안을 먼저 처리해야만 선거구 획정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선(先) 쟁점법안 후(後) 선거구' 원칙을 내세운 이후에는 대야 협상카드가 줄어들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민주도 소속 의원들의 잇단 탈당 이후 집안 단속에 바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뒷전이다.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공백도 장기화되고 있다. 위원장도 공석이고 일부 획정위원도 사퇴한 상황이라 후임자 선정이 시급하지만 논의 자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에서 (위원을) 선정하면 선관위에서 위촉하게 돼 있는데 아직 들어온 게 없어 현재 선관위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획정위원이 공석인 경우는 10일 이내에 선관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위원회에서 선임해야 한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 빨리 협상을 시작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결국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가 어떻게 될지 모른 채 추운 날씨에 명함 돌리기에 바쁜 정치 신인들의 애만 타들어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현영 기자 (young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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