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진단했다.
22일 앨리스테어 챈 무디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일종의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있느냐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라며 "지금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스트레스 조짐을 보이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지수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250%나 폭등한 것은 투기 열풍과 높은 유동성 그리고 대안투자처의 부족이 이유였다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경기둔화 전망에다 자본통제가 완화되자 투자자들이 자본도피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주가지수가 지난해 고점에서 42% 이상, 연초 이후 15% 이상 급락한 것이나 위안화가 지난해 8월 이후 6.2% 평가절하된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매우 큰 폭이긴 하지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위기의 전조라기 보다는 리프라이싱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5년 차트 <자료=블룸버그> |
챈 분석가는 또 "중국 역내은행간 제시금리인 Shibor가 지난 2014년 고점 6.1%에서 2.9%까지 떨어졌고, 중국 5년물 국채 크레딧디폴트스왑(CDS) 스프레드가 120bp(1bp=0.01%포인트) 정도로 최근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인민은행(PBoC)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다 주요은행 지분의 80% 이상을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점 등 위기 신호는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자본시장 통제가 완화되면서 급격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공식 통계는 없지만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월부터 8월 사이에 중국에서 약 5300억달러가 순유출됐다는 자체 집계치를 내놓은 바 있다. 또 국제금융협회(IIF)는 20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자금이 7350억달러인데 이중에서 약 6760억달러가 중국에서 빠져나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그리고 공식 외환보유액 자료로 추정할 때 지난해 4분기에 중국에서 한 달 평균 100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챈 분석가는 "자본 유출에 대해 중국 정부는 기업과 개인의 미국 달러 매입 규모를 제한하고 수입 송장 지급 감시를 강화한 데 이어 개인의 역외 외화송금액도 제한하는 식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면서 "추가적인 시장 변동성으로 대규모 자금 엑소더스 사태가 발생할 여지는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과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교훈을 통해 말레이시아처럼 자본통제에 나설 것이 확실하며, 이미 지난해 8월 주식시장 급락 사태에 대응해 4000억달러의 증시 부양 노력이 시도된 바 있음을 환기했다.
중국 베이징에 밀집한 아파트<출처=블룸버그통신> |
또한 중국 정부는 기초 재정수지가 2014년 GDP의 1.2%에서 2015년 2.1%로 증가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건전하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은 인하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는 중국 지방정부가 실업을 우려해 대규모 부도를 지양하는 것이나 개혁과 구조조정이 극심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는 점,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고 공식 은행 장부 상의 1.5%에 비해 훨씬 더 상회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은행 대출이 신규 기업을 일으켜세우기 보다는 비효율적인 기존 업체를 살려주는 것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지만, 그래도 중국 정부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선별적인 구조조정과 자본통제 그리고 여타 조지들을 통해 해결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