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순유출된 자금이 7350억달러로 최소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자금유출이 지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20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350억달러(약 900조원)로 2014년의 약 7배 수준이다.
연간 신흥시장 자금 순유출입 규모 <사진=IIF 트위터> |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진 데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가 나타나 신흥국 자본 유출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찰스 콜린스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신흥시장의 자금)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나빴다"며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와 회사채 관련 우려가 높아지면서 전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전체의 90%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자금 중에서는 중국에서 빠져나간 액수가 무려 6760억달러로 90%를 넘어섰다.
다만 중국의 자금 순유출 증가 이면에는 기업들의 달러 부채 감축 노력 등 생산적인 부분도 있었다는 게 IIF의 분석이다. 위안화 약세를 예상한 중국 기업들이 작년부터 달러 부채를 상환해 나가면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됐고,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한 해 전보다 크게 좋아졌다.
다만 중국 자금유출은 전세계 시장과 경제에 충격을 가해 올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 초에 있었던 중국 증시 급락 사태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고 콜린스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IIF는 올해 신흥시장에서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며 유출 규모를 3480억달러(약 422조원)로 추산했다.
한편 유로존과 일본 등 일부 선진국은 신흥국 자금유출의 반사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브라 웨인 아문디자산운용 주식 전략가는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유로존과 일본으로 흘러들어갔다"며 "기관투자자들이 이들 지역에 투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