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SDI의 케미칼사업 매각 작업이 5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SDI는 25일 서울 양재동 The K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케미칼사업부문을 SDI케미칼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9시에 시작해 18분여만에 끝났다.
앞서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키로 했다고 지난해 10월 30 발표했다.
분할 승인은 매각을 위한 두 개의 큰 절차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이 분할회사 지분 90%를 사들이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및 승인절차를 거치면 매각이 완료된다. 삼성SDI는 공정위 승인절차가 통상 90일 가량 걸린다는 점에서 상반기 중 매각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SDI는 케미칼사업 매각으로 외형(매출 규모)이 3분의1 이상 축소된다. 남은 삼성SDI의 사업분야는 소형 배터리, 중대형 배터리, 케미컬, 전자재료 등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단행해 2020년에는 세계 톱(Top)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매각을 통한 재원은 생산라인 증설과 배터리 소재 연구개발(R&D) 강화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2조5850억원의 매각 대금을 받게 된다. 공정거래위워회의 순환출자 해소명령에 따른 물산 주식 매각자금(7000억여원)을 더하면 3조2000억원대의 자금이 생긴다.
조남성 사장 <사진=삼성SDI> |
이와 관련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5년간 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 고위 관계자는 “물산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현재 실무적으로 검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지정한 물산 지분 매각 데드라인은 3월 1일이다.
지난해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西安)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시장에선 외형이 축소된 삼성SDI를 삼성전자가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성SDI의 소형 배터리 사업이 삼성전자의 가전 및 스마트폰 제품과 시너지를 내는 분야라는 점이 관측에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지분 19.58%를 갖고 있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77%를 해결하고 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규제에 해당하지 않아 삼성전자로의 합병이 가능하다.
한편, 삼성SDI는 최근 케미칼 사업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와 ;고용안정 및 처우보장 합의서‘를 타결하고 종업원들의 근로계약승계 및 분할법인 지분 매각에 따른 제반 절차에 관해서도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케미칼사업 부문이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량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왔다며 매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회사측과 위로금 수준 등에 대해 지속적인 교섭을 진행해 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