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공항 면세점 대전의 막이 올랐지만 중견·중소 면세점 후보업체들은 아직 이와 관련한 미동이 없다. 지난해 중견·중소 업체끼리만 경쟁했던 서울 시내면세점과 달리 공항 면세점의 경우 대기업과 가격 대결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중소 면세업체들은 자금 동원력이나 운영 능력 등 수치화할 수 있는 지표에서 대기업에 밀린다는 계산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 뛰어들었던 중견·중소업체도 당장은 공항 면세점 입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중견·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지난 25일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출국점 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 공고를 냈지만 하나투어를 포함한 면세점 사업자 후보업체들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포공항 내 면세점 모습 / <사진=뉴시스> |
현재 중견·중소업체 중 면세점 사업 후보군으로 꼽히는 곳은 하나투어와 유진기업, 패션그룹 형지, 세종호텔 등이다. 이 업체들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등 지난해 달아올랐던 면세점 대전에 참여한 곳이다.
시내면세점을 따내며 이번 공항면세점 입찰에서도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하나투어는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내부적으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대외창구에서는 공항 면세점 입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지난해 따낸 서울 시내면세점이 안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 입찰 계획이 아직은 없다"며 "현재 준비 중인 SM면세점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이나 파라다이스그룹, 세종호텔 등도 하나투어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일부 업체는 아예 이번 공항면세점 입찰과 관련해서는 계획을 완전히 접어 동향도 체크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에 입찰했던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면세점 입찰 공고가 난 것을 알았다"며 "현재까지 면세점 사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 면세점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패션그룹 형지가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에 입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최병오 형지 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미 형지는 지난해 부산에서 신세계와 격돌한 바 있다.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권을 가져갔지만 최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회가 오면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공항 면세점 선정과 관련해 형지 관계자는 "면세점 입찰 관련해 아직 파악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중견·중소업체들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특허신청 공고가 이제 막 나온 상황인데다, 입찰 마감까지는 2개월 넘게 남아 있다는 점에서 차후 입찰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관세청은 지난 25일 김포·김해국제공항과 인천항의 출국장 면세점 신규 특허 신청을 공고했다. 접수 기간은 모두 오는 4월 24일까지이며 입찰 참가에 제한은 없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