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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내수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동향지수(CSI)에서 주택가격전망CSI가 전달과 같은 102를 기록하며 약세가 이어졌다.
앞서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1포인트 급락하며 102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는 2013년 8월 102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낙폭도 2013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부동산 경기 위축이 예고되면서 우리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경제에서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은 내수를 떠받치는 한 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6% 성장하며 2012년 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건설업은 3.2%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GDP 기여도가 0.4%p로 전분기 대비 2배 급증하며 내수 받침대 역할을 제대로 했다. 반면, 순수출의 GDP 기여도는 지난 4분기 -1.5%p, 연간 -1.2%p로 성장률을 까먹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를 견인해 왔던 부문이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 위축은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는 무엇보다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서 비롯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파트 분양물량은 19만호로, 전년 동기 대비 48.0% 급증했다. 반면, 감소세를 유지해오던 미분양물량이 지난해 11월 1만7503호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2013년 11월 724호, 2014년 11월 810호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다 2015년 11월에는 1만7503호나 늘면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더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가계부채 대응 방안도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상환능력을 중점적으로 고려, 상환능력을 벗어나는 부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발표, 오는 2월 1일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시행키로 했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한 7만4270호가 분양될 예정"이라며 "향후 분양물량 급증에 따른 파급효과를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최근 공급물량 급증에 관한 우려와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 예정 등으로 주택시장 호조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이 국내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부동산 경기 위축은 우리경제의 앞날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은 2015년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4246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각각 0.8%, 2.6% 늘어난 가운데 실물자산 중 부동산이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산 가운데 부동산의 비중 또한 전년 대비 0.6%p 증가하며 68.2%를 기록했다.
김두언 연구위원은 "대개 주택 가격이 1% 상승하면, 소비가 1%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민간 소비의 절반 이상은 가계 부동산이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