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글로벌 펀드 자금이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위기 이후 최대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쏠림현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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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골드만삭스는 최근 6개월 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400억달러(약48조2600억원)를 회수해 사상 최대 속도로 맹렬하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등이 보유한 중국 주식 규모는 10여년 만에 최저로 집계됐다면서, 글로벌 펀드에서 중국은 과도하게 비중축소(underweight)된 상태지만 인도는 자금이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비중확대(overweight) 상태에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경고했다.
◆ 최근 6개월간 400억달러 '엑소더스'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최근 아시아시장의 자금이탈 속도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제외하면 가장 드라마틱한 수준이다. 올해들어서 지금까지만해도 누적 77억달러(9조3000억원)의 외국인자금 순매도가 발생했다.
특히 뮤추얼 펀드들이 자사 포트폴리오에 보유한 중국 주식수는 10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게다가 홍콩 상장 주식도 이에 포함된다. 홍콩 주식은 중국 성장에 베팅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해왔다.
골드만삭스 주식전략가는 "펀드매니저들이 맹렬하게 아시아 위험을 줄이고 있다"면서,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리스크 축소"라고 평가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높은 수익성을 자랑해온 헤지펀드들조차도 현재 아시아 시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주식을 기피하는 판단을 내린 덕에 중국에 투자한 펀드들의 상당수가 이번 달 들어 재차 시작된 주가 폭락에도 막대한 손실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골드만은 인정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언제 다시 중국에 판돈을 걸 것인지, 글로벌 시장이 강한 혼란으로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언제 투자자들의 불안을 떨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헤지펀드 고객의 레버리지 활용 대출금액은 작년 12월 중 계속 떨어져 연말에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추산했다.
◆ 인도만 비중확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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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을 벤치마크 지수에 비해 계속 비중확대(overweight)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치우친 경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인도 주식이 하나의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지역 및 신흥시장 펀드에서 인도를 매수하는데 일종의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는데,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자금 이탈에 따른 포지션 위험을 걱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역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 포지션이 지나치게 줄었다는 평가를 제시했다. 중국 금융주가 지나치게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200개 대형 신흥시장 펀드의 예를 보면, 펀드의 4분의 3이 중국 은행주를 비중축소하거나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부분에서 포지션이 지나치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