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도입한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글로벌 주요 펀드들이 계속 일본 주식 매수 주문을 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지난 30일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인터내셔널 펀드의 제임스 브리스토 펀드매니저는 월스티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인한 일본 주식 포지션 변화에 대해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일본 주식을)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아베노믹스 베팅한 글로벌 펀드
JP모간의 인터내셔널에쿼티인컴 펀드매니저 제임스 데이비드손도 "일본 주식은 다른 신흥 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면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재팬토바코, 일본 항공과 같은 고배당 주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트레이드윈즈의 피터 보드맨 매니징 디렉터도 "일본 주식은 이웃 국가들보다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면서 "보유 주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요 글로벌 펀드들의 일본 주식 매수세는 과거부터 꾸준히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지속해온 일본 정부의 완화책이 수출 기업들의 수익과 가계 소득을 늘려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오는 16일 시행될 BOJ의 마이너스 금리 역시 같은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715개 대상 주식형 펀드의 69%가 2014년 말 보다 일본 주식 편입 비율을 늘렸으며, 평균 2.5% 정도의 비율로 비중을 확대했다.
◆ 회의론, 비판론도 부상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출처=일본은행> |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거나, 마이너스 금리가 일본 경제에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의 후지토 노리히로 매니저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실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불명확하다"면서 "시중 은행들의 초과 지준 예치금이 은행들의 소득 원천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5대 펀드인 J플래그의 오세자와 히사시 최고경영자(CEO)도 "증시가 상승하더라도 지속될지는 모르겠다"면서 "디플레이션을 향한 세계 경기둔화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재팬의 데라오 가즈유키 수석투자전략가는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던 구로다 총재가 예고없이 금리를 내렸다"며 "이제는 그의 말을 액면대로 듣기 함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오카산온라인증권의 다케베 리키야 수석투자정보담당은 "일본은행은 만장일치로 이번 마이너스금리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정책위원들 다수가 부정적인 측면을 우려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쓰이증권의 구보다 도모이치로 선임애널리스트는 "구로다총재를 점수로 치면 10점 만점에 2정 쯤된다"면서 "하지만 정책 발표 방식을 보면 마이너스점수를 주고 싶다"고 혹평했다. 그는 3단계 지준 구분 방식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정책 발표 이후 은행주가 폭락하고 부동산주가 올랐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로 움직였어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상징적인 의미와 같아 추후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배더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가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지만, 이는 BOJ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상직적으로, 이는 BOJ의 거대한 진보와 같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