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중국 증시가 많이 빠지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우량주 투자가 최고야. 우리나라 대기업이 지분을 가지고 있고 사업 모델도 우리나라에서 검증된 거야."
"난 안정적으로 일본 주식에 투자했어. 작년 엔화 가격이 싸졌을 때 2014년 구조조정 및 합병된 철강사 주식을 샀지. 아베총리가 양적완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증시가 안정적으로 갈 것으로 봤어."
최근 한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투자자들의 얘기다. 해외직구(해외 직접구매)가 명품이나 소비용품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기업의 주식을 안방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나 전화로 직접 구입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해외주식 직구족들이 지난해 한해동안 사들인 주식 중 1위는 차이나가스홀딩스, 2위는 니폰스틸, 3위는 VISA였다. 홍콩 중국 일본 미국 등 다양한 시장의 주식을 사들이는 셈이다.
*참고 ▲NIPPON STEEL, 주식병합: 1 for 10 (2015-09-28) ▲GOLDWIN, 주식병합: 1 for 5 (2015-09-28) ▲Visa(V.US) 주식분할: 4 for 1 (2015-03-18) |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1월29일 기준으로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였다. 총 5억1499만여주, 7706억원 어치였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SK그룹이 3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민영 도시가스 공급업체다. 중국 주요 지역에 550개(작년 초 기준)의 LNG(액화천연가스)·CNG(압축천연가스) 충전소를 운영 중이며, 2017년 까지 1000여개이 충전소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1년간 차이나가스홀딩스 주가가 17.80% 가량 떨어졌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애정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차이나가스의 뒤를 이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니폰 스틸 앤 스미모토(Nippon Steel & Sumitomo Metal , 이하 니폰스틸)를 우리나라 해외주식 직구족이 많이 갖고 있다. 총 2386만여주, 5965억원 어치.
3위는 미국의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VISA다. 477만5824주, 4144억원 어치를 우리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지난해초 61.57달러에서 올초 72.49달러로 주가가 올라 투자자들을 웃게한 종목이다. 이에 우리 투자자들의 보유주식도 150만여주에서 477만여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외에도 일본 증시에 상장된 우리나라의 게임업체 넥슨, 중국인민재산보험(PICC Property and Casualty Company) , CHINA AMC CSI 300 INDEX ETF(중국 본토 주식 투자 ETF) 등이 랭킹 상위에 있다. 골드윈(GOLDWIN), 평안보험그룹(Ping An Insurance Group Co of China), 텐센트 홀딩스(TENCENT HOLDINGS), JX 홀딩스(JX HOLDINGS) 등도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이다. 비자, 넥슨, 골드윈, 텐센트, JX홀딩스 등이 지난 1년간 주가가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은 작년 초 8위에서 현재 10위권 밖(13위)으로 밀려났다.
해외주식 직구족이 늘어나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장기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에서 찾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일본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는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중국 증시와 일본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당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중국·일본 기업 관련 보고서를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종목별로 니폰스틸 투자 포인트는 중국 철강제 가격 반등에 따른 글로벌 철강제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노스페이스·스피도·엘레세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골드윈은 아웃도어 시장의 지속적 성장 가능성, 새로운 합성소재인 '쿠모노스' 활용한 신제품 발매에 따른 수익 확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신용카드 업체인 Visa는 중국 신용카드 시장 개방으로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비자 유럽 지분 인수로 매출 증대와 경비 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