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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한진해운이 오는 4월에 만기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기한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말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인 BB+로 하락한 데다 회사채시장에도 대폭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한진해운이 금리를 크게 올려줘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오는 4월 2일 만기도래하는 외화 사모사채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의 기한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모사채는 10개 미만의 기관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따라서 한진해운이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만기를 늘려 새 채권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은 물론 모 회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도와 직결되는 건이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한진해운의 실적이 다시 악화되고 있어 이번 기한연장 여부가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영업사정에 대해 보다 엄밀한 정보파악 능력을 가진 사모사채 투자자들의 결정이기 때문에 향후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사모사채 투자자들을 설득할 시간적 여유가 있고, 지난해 11월 이후 부산신항관련 지분 처분 등으로 확보한 유동성이 있어 여의치 않으면 상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환준비를 해둬 기한연장 여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진해운 채권단에서는 사모사채 투자자들이 10곳 미만이라서 기한연장 협상이 비교적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금리 등 조건이 문제다. 한진해운이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등에 대한 종합적인 리스크 평가도 기한연장 여부를 가를 수 있는 요인이다.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이미 투자부적격인 BB+로 떨어졌다. 한진해운의 지분 33.2%를 보유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지난해 하반기 일명 '대우조선해양 사태'이후 회사채 시장은 AA 이상 우량등급과 그 미만 등급에 대한 양극화가 커졌다. A등급도 제값을 못받고 있어 BBB등급은 좋은 대우를 기대할 수 없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4월초 만기도래 금액이 큰 편이라서 기한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올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따라 기한연장이 가능한 사모사채를 제외하고 4525억원 어치 회사채의 만기를 맞는다. 6월말 1900억원, 9월과 연말에 각각 310억과 269억원이 도래한다. 이번 4월 만기 도래분의 기한연장 여부가 올해 회사채 상환 부담의 고비인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