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 1월 뉴욕 증시가 약세장을 보였던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나 미국 금리인상보다는 기업실적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 주식 투자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주당 순익(EPS)과 배당금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 두 가지가 성장하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률이 높아져도 주가 상승에 큰 동력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컨설팅회사인 리서치 어필리에이트에 따르면 S&P500지수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은 지난 2014년 3분기 고점에서 2015년 3분기까지 14% 감소했다.
기업 순익이 이처럼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 25년간 IT버블 붕괴와 금융위기를 포함해 세 번 뿐이었다. 이 기간에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해외수요 둔화가 맞물린 것도 기업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주당 순익이 42달러에서 마이너스(-) 7달러로 줄어들며 S&P500지수 섹터들 중에서 가장 큰 실적 악화를 보였다.
금융주와 소비재주는 순이익이 늘었지만, 공업주나 소재주, 통신주 등은 순이익이 소폭 감소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5년간 미국 기업들 실적이 고공행진했던 '실적 수퍼사이클'도 막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리서치 어필리에이트는 "미국기업 순이익은 20년이 넘도록 미국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르게 성장해 왔다"며 "세계화를 통해 기업이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순이익을 늘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간에는 노동보다는 자본에 돌아가는 분배 몫이 더 많았다"며 "문제는 자본 분배몫이 상승하는 효과가 영속적이지 않아서 더 이상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위기 후 금융서비스 산업 등에 대한 정부 개입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실적 개선을 막는 장벽이 됐다.
리서치 어필리에이트는 "향후 수십년 동안은 저임금 일자리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높아지고, 세금은 오르며, 부의 재분배가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의 주당 이익은 앞으로 증가세가 더 느려거지나, 물가상승률 효과를 제거한 실질 기준으로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