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증시 투자 쿼터가 1월 감소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10년 전 적격 외국인 기관 투자(QFII) 제도를 시행한 이후 한도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주가 폭락 이후 급등락과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모멘텀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을 포함한 정책자들이 위안화 방어와 자본 유출 차단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4일(현지시각)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달 QFII 한도가 810억6800만달러로, 전월 대비 3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웨이트 국부펀드와 그 밖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한 발 물러서는 움직임이다.
Z벤 어드바이저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 가운데 QFII 한도를 낮추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대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터 감소가 전반적인 자산운용업계로 번질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는 펀드가 투자를 축소하는 한편 일부 매니저들은 주가 급락 과정에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CMS 애셋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쿼터를 700만달러 줄였고,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 방켄 역시 한도를 2300만달러 축소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지난해 11월부터 한도 축소를 요구했으나 중국 당국은 허용을 보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첫 주 중국 증시의 폭락이 해외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초 이후 상하이 종합지수는 20% 이상 하락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을 필두로 한 중국 정책자들의 금융시장 통제력에 대한 신뢰 저하도 해외 펀드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니 듀파스케 스탠더드 차타드 펀드 헤드는 “연초부터 끊이지 않는 투매로 인해 해외 펀드들 사이에 중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꺾였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최대 4000억달러의 자본이 중국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