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카카오가 영업이익이 884억원에 그치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신사업 확대에 더욱 고삐를 죈다.
2월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자금을 확보해야하고 신사업에 필요한 영업비용도 적지 않지만 지난해 카카오택시 돌풍처럼 여전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내수 사업의 확장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매출 부진에도 카카오톡 기반의 신사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5일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9322억원, 영업이익 884억원, 당기순이익 772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86.9% 늘었으나 영업익과 순이익은 신사업 확대와 마케팅비 영향으로 각각 49.9%, 48.5% 감소했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 대신 독자적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탈카카오' 현상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2600억원에 육박했던 게임 매출이 2300억원대로 급감했다. 광고 매출도 정체돼 올해도 연 매출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률도 9%로 급락하며 전년 23% 대비 14%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시장에서 바라보는 카카오의 관전포인트는 올해부터 추진되는 신사업 라인업이다. 작년에 핀테크와 교통 O2O에 방점이 찍혔다면 올해는 지난해 핀테크 사업을 아우르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교통 O2O를 벗어나 인접 영역으로의 사업군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당장 상반기까지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와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 헤어샵'이 정식 출시된다. 카카오택시의 유료버전인 카카오택시 블랙도 상반기까지 현재 100대에서 최대 300대까지 증차에 나선다. 로엔과의 콘텐츠 시너지와 더불어 정보성 비즈 메시징 서비스인 카카오톡 알림톡, 옐로아이디 등과 연계해 중소 유통업체들과의 마케팅 채널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캐시카우인 게임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도 본격화된다. 고정 수수료인 21%를 탈피하고 광고 사업을 게임 내에 구현해 연간 1500억원에 이르는 지상파 게임 광고 시장의 수익을 뺏어오겠다는 각오다.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 나선 최세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광고 매출이 시장에서의 기대보다 부진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게임과 카카오충전소, 샵검색, 탭 등을 활용해 광고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로엔과의 서비스 협력을 통해 양사 고객 기반 크로스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상반기 중으로 카카오의 신규 서비스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CFO는 "카카오 드라이버는 1분기 중 기사앱이 출시되며, 상반기 내 승객용 앱도 출시되고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자회사 하시스를 통한 미용실 O2O 사업도 1분기 내 CBT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용카드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카카오 모바일 뱅크는 아직 본인가를 준비하는 단계로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초 본격화 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까지 신용카드 사업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국내에서 첫 분기 4000만명 돌파에 성공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98만명이 감소한 827만명을 기록했고 전체 MAU는 4832만명으로 집계 됐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