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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로 출근하는 월가 딜러, 무슨 일?

기사등록 : 2016-02-0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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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딜링룸 매서운 감원 칼바람
사립학교 다니던 아이 공립으로 전학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의 외환 딜링룸에는 머리카락이 서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치열한 수익률 게임에서 빚어진 기류가 아니다. 해고 통보를 받은 트레이더들의 비애와 언제 같은 상황에 처할 지 모르는 동료들의 초조함이 한 데 뒤섞여 전시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달러화와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일자리를 잃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떨어뜨리는 광경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내에게 실직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새벽마다 말끔하게 차려 입고 스타벅스로 향하는 ‘퇴출’ 트레이더들이 적지 않다.

채용 제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직장에서 받던 만큼의 연봉과 성과급을 고집하며 버티는 트레이더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헤드헌터들의 얘기다.

전직 외환 트레이더인 찰리 스텐저는 “IB 업계의 외환 딜링 비즈니스는 물이 빠져나가는 연못과 같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금융업계의 감원 규모는 수만명에 달했다. 8년이 지나는 사이 감원과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외환 딜링의 경우 거래 규모가 급감한 데 따라 모간 스탠리와 바클레이즈, 소시에테 제네럴 등 대형 IB 업계들이 일제히 감원을 진행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콜리션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대형 IB의 외환 트레이딩 인력은 2300명에 불과, 4년 전에 비해 23% 줄어들었다.

구조조정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2014년 65억달러까지 하락, 2009년 대비 약 45% 급감한 뒤 반등의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키스 언더우드 로이즈 뱅킹 그룹 외환 컨설턴트는 “IB 업계의 외환 트레이딩 사업은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거래 규모가 줄어든 동시에 인력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포함해 다수의 IB를 두루 거치며 약 30년간 외환 트레이더로 일한 뒤 2012년 월가를 떠난 기 피세르챠는 “함께 금융업계에 입성했던 동료들 가운데 지금까지 현직에서 자리를 지키는 이는 지극히 드물다”며 “시장 급변동에 트레이딩 위축, 여기에 전산 딜링 프로그램까지 외환 인력의 설 자리를 잃게 하는 요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감원 한파 속에 일자리를 잃고 규모가 작은 업체로 연봉을 낮추 이직한 트레이더들은 자녀를 사립학교에서 공립학교로 전학시키는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새로운 현실을 맞았다.

보험부터 자동차 할부, 모기지 대출 원리금까지 밀려드는 각종 청구서에 숨통이 막힌다는 호소가 실직자들 사이에 터져 나오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은 해답이 단 한 가지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봉과 보너스 등 전직장에 비해 부실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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