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홍콩 증시가 1994년 이래 최악의 음력 정초 장세를 맞았다.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글로벌 증시 폭락세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시간 4시 25분 현재 항셍지수는 3.96% 하락한 1만8524.58포인트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종목들로 구성된 H지수는 4.84% 급락한 7665.35포인트를 각각 지나고 있다.
2016년2월11일 항셍지수 추이 <자료=텐센트증권> |
설 연휴 동안 국제유가가 11% 가까이 폭락하면서 페트로차이나와 CNOOC등 대형 에너지주가 5%~6%대 급락하며 전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주말 몽콕 쇼핑지구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로 인해 보석세공업체 초우생생(周生生)의 주가도 2% 가까이 떨어졌다. UOB 카이히언에 따르면 폭력시위 이후 본토 중국인들이 관광을 단념하고 소매 매출이 악화됐다.
UOB 카이히언의 스티븐 렁 이사는 "홍콩의 대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급락세를 피할 수가 없다. 유가와 글로벌 침체 등의 우려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항셍지수는 연초 이후 음력 설 직전까지 12%나 조정받았다. 자본 유출 우려에다 부동상시장의 냉각,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등 다양한 악재가 겹쳐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영향이다.
이날 말레이시아와 태국 증시가 각각 약보합에 머문 반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증시는 상승하는 등 엇갈렸다.
한편, 일본은 건국기념일을 맞아 증시가 열리지 않았고 중국과 대만은 설 연휴 휴장이 이어졌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