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인수 등 연초부터 시작된 삼성발(發)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으로 재점화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물산 지분 매각 대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각되는 등 매각 기간 20여 일을 앞두고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순환출자 위반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피하기 위해 3월 1일까지 삼성SDI가 소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11일 종가기준 7325억원)를 매각해야 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말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2.6%)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합병에 따른 추가 출자분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한은 합병 삼성물산 출범일인 지난해 9월 1일 기준으로 6개월째인 오는 3월 1일까지다. 삼성 측은 공정위에 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불가' 입장을 전달받았다.
지분 매각 주체인 삼성SDI측은 "기한 내에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매각 대상과 매각 방식 등과 관련해 논의중이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과 업계에선 약 7300억원에 달하는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중 일부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현금 3000억원을 확보한 것과 시점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지난 달 이 부회장의 삼성SDS 보유 지분 2.05% 매각과 관련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현재로선 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가격이 현 주가보다 30%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실권주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 깉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은 국내외 기관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블록딜(시간 외 주식 대량매매)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삼성물산 지분 매각과 관련)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매각대상, 매각방식 등과 관련 여러가지 안들을 검토중인데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은 안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3월 중 삼성물산의 본격적인 사옥이전을 시작으로 금융계열사 등 삼성계열사의 사옥 이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이미 용인으로 사옥 이전을 시작했고, 건설 부문은 3월 중순부터 경기 판교 알파돔시티로 입주한다. 서초타운에 있는 상사부문은 아직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