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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P 시대' 중앙은행의 도발, 결과는?

기사등록 : 2016-02-1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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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경기부양 없이 금융시스템 흠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금융 및 정책 용어가 비일비재하고, 신조어 탄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은 NIRP(Negative Interest Rate Policy).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를 의미하는 용어다. 이른바 ‘서브 제로’ 금리가 ‘뉴 노멀’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지구촌 국채 규모가 7조달러를 돌파했고, 서브 제로의 영역과 깊이가 날로 확대될 것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다보고 있다.

스웨덴 릭스뱅크 <출처=블룸버그통신>

스웨덴의 중앙은행이 1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35%에서 마이너스 0.50%로 추가 인하, 일본은행(BOJ)의 전격적인 마이너스 금리 시행이 ‘전염’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로 드러났다.

엔화 가치가 연초 이후 6% 이상 급등, 오름세를 지속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BOJ 역시 또 한 차례 응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달 통화정책 회의를 갖는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마이너스 0.3%인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수위를 더해가는 정책자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금리를 내려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극심하게 저조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거시경제 리스크 이외에 무역 경쟁국의 금리인하가 자국 통화를 평가절상하는 데서 발생하는 타격을 차단하겠다는 의도 역시 배경에 깔려 있다.

실제로 이날 스웨덴 크로나화는 금리 추가 인하로 인해 장중 1.6% 하락하며 유로화에 대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지극히 회의적이다. 통화정책으로 주가를 방어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실물경기 역시 부양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안드레아스 월스트롬 노데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겠다며 마이너스 금리를 앞다퉈 시행하는 최근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도발적”이라며 “각국 정책자들의 행보가 점차 경쟁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너스 금리와 이에 따른 통화 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는 주장도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권의 수익성을 해친다는 지적은 이미 현실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이자마진이 위축된 은행권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고위험 여신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결국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금융권의 구조적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올들어 유럽 은행 섹터의 시가총액이 25% 이상 급감한 것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폴 도노반 UBS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권의 문제는 결국 신용시장으로 번져나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실물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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