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정크본드가 자유낙하를 연출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크게 고조되면서 정크본드와 관련된 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미국 하이일드 본드는 연초 이후 5%를 웃도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개월 정크본드의 총수익률은 마이너스 10%로 내지 꽂혔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유럽 하이일드 본드는 4.7%의 손실을 나타냈다. 특히 CCC 등급의 회사채는 지난 3개월 사이 9.1%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신용등급 C~D의 회사채는 12%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CC 등급 회사채 역시 같은 기간 14.5%의 손실을 기록했고, C~D 등급 회사채는 29.1% 폭락했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EPFR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서 2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로 15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밀려들며 투자자들 사이에 극심한 ‘리스크-오프’ 심리를 반영했다.
투기등급 채권의 투매로 인해 발행시장도 급랭하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미국과 유럽의 실물경기를 강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수익성과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 발행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줄리아 커신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신용 스프레드가 높아지는 한편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디폴트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회피가 더욱 두드러진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상품 가격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관련 기업들의 디폴트는 늘어날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UBS는 신용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고, 이 경우 일반적으로 CCC 이하의 정크등급 기업의 절반 이상이 5년 사이 디폴트를 맞는다고 전했다.
매튜 미쉬 UBS 신용 전략가는 “유동성 악화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며 “정크본드의 가격 상승과 발행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신규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