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연초 금(Gold) 선물 시세가 1980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아시아시간 대 장외거래에서 뉴욕 상품거래소(COMEX)의 4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인 12일 정규장 종가보다 2.79% 하락한 온스당 1204.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대비로는 11% 상승한 가격이다.
JP모간 체이스의 분석가들은 역사적으로 현재와 같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금은 다른 투자 대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말까지 온스당 125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75년 이후 금리 인하 기간에서 금은 주식, 채권, 원자재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간 중 금의 월간 투자수익률은 1.4%를 기록해 장기 평균 수익률 0.4%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냈다. JP모간은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다시 하강하는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어 금 가격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5년 이후 금 가격 추이 <자료=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
HSBC의 분석가는 금 매입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금 가격을 지지해주는 요인이라며, "이전에는 금 매입 수요가 북미 지역에만 한정됐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확대하는 양상이라 금 가격이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금 수요의 45%는 인도와 중국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웰스파고의 분석가는 2004년 이후부터 중국 개인들이 금을 매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채굴량이 줄고 있는 점도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WGC에 의하면 금 생산은 2008년 이후 낮은 증가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감소했다. 피델리티의 조 윅와이어 펀드매니저는 "금 가격 상승세는 채굴량이 얼마큼 줄어들지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금 가격 최근 한 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 가격은 조만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런던 상품중개회사 마렉스 스펙트론의 데이비드 고벳 브로커는 "강세장이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거시 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으므로 어느 지점에서는 금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버나드 다다 분석가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세계 경제가 회복할 경우 금 가격은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금에 대한 수요도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의 존 라포지 전략가는 추가적인 금 매입에 보류 의견을 제시하고, 원자재 약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최근 시장 변동성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라포지 전략가는 "금은 원자재와 같다"면서 "역사적으로 보면 금 가격은 원자재 가격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800년대 이후로 원자재 강세장이 평균 16년 동안 지속했는데, 약세장은 20년 가까이 전개됐다"면서 "2011년부터가 약세장 진입 시점이라면, 아직 금 시장은 약세 구간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을 놓고 보면 금은 여전히 미국의 장기채 수익률이나, 대형주, 집값 상승률보다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금을 매입하는 것은 신중한 행동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금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