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인도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던 인도 국유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이 아시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도 은행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자, 모디 정부는 은행 자본확충 계획을 언급했다.
인도 국유은행 부실대출 비율 <자료=크레디트스위스, FT재인용> |
지난 1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의하면 지난해 9월 인도 국유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이 전체 자산 대비 14%를 나타냈다. 이는 2011년 6% 비율을 두 배 이상 넘어서는 것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약 8조루피(약 1170억달러)다.
국내 대기업에 투자했던 각종 프로젝트가 연기되고, 원자재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 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부실대출 비율이 인도 은행 시스템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라지브 말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달 제출될 정부 예산에서 국유 은행에 대한 증자나 이를 완화할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도 올해 은행들이 재무제표를 건전화할 수 있는 '대대적인 수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부실대출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추가 자금 투입, 각종 개혁 조치 등을 통해 자본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재는 "부실 대출 문제는 종료된 것"이라면서 "진행 중인 개혁 조치들이 신뢰감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얀트 신하 인도 재무장관도 "수치가 안정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파산법 등 각종 개혁으로 부실대출 문제를 진작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디 정부는 2018년까지 국유은행에 110억달러가량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인도 은행들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70억달러의 추가 자본을 확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실 대출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도 대형 국유은행인 바로다 은행의 지난 3분기 부실대출 비율은 68%가량 증가하며 전체 보유 자산 대비 9.8%를 기록했다. 지난주 바로다 은행은 인도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JP모간의 자한기르 아지즈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부실대출 비율이 14%에서 멈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바로다 은행 부실대출 비율 증가 추이 <자료=FT재인용>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