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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양책, 해외 경제 살 찌운다

기사등록 : 2016-02-20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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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및 부양책 국내 자금 해외로 몰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은행(BOJ)의 경기 부양책이 해외 경제를 살 찌운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 이익부터 인플레이션까지 국내 경제 부양 효과가 지극히 미미한 가운데 일본의 투자 자금을 해외로 방출, 이웃 나라의 자산시장과 투자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는 얘기다.

아베노믹스를 향한 비판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 국내 유동성을 해외로 몰아내는 정황이 데이터로 확인, 일본 정책자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금융 시세판을 지나는 행인 <출처=AP/뉴시스>

19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기업 및 민간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매입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본 투자자 및 기업이 해외 투자에서 걷어들인 이익의 비중이 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1년 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수치는 지난 2004년까지 1% 선에 그쳤고,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했지만 2013년 말까지 3%에서 유지됐다.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 시행에 이르기까지 일본은행(BOJ)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익률이 바닥권으로 떨어졌고, 이는 국내 자금을 해외로 몰아내는 상황을 초래한 셈이다.

자금 유출은 단순한 금융자산 매입에서 기업 인수합병(M&A)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일본 제조업계의 국내 투자는 2007년에 비해 30% 줄어든 데 반해 해외 투자는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901억달러로, 2011년 대비 7.8% 늘어났다. 2015년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엔화 기준으로 해외 M&A 규모는 같은 기간 50% 이상 늘어난 셈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민간 기업과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로 수익률을 올리는 움직임이 그 자체로는 부정적이지 않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수 조 엔에 이르는 자산 매입이 국내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현상은 정책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부양책의 최우선적인 목적이 기업의 국내 투자를 진작시키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달 BOJ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으로 인해 앞으로 정책 의도와 상반되는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 시행이 일본 보험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해외 자산 매입을 대폭 늘리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경기 부양을 겨냥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실제 결과가 낙제점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생명보험업협회의 츠츠이 요시노부 대표는 “마이너스 금리 시행이 국채 수익률을 큰 폭으로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외 채권 매입을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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