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러시아 등 4개 산유국이 최근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지만, 그 진정성에 대한 시장과 업계 전문가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나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추가적으로 감산 합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바레인 유전의 모습<사진=AP/뉴시스> |
21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를 통한 추가 감산을 기대하기에는 합의 자체에 강제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을 견해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선 러시아의 과거 행적을 미뤄보면 합의가 실효를 거둘 가능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1년 미국 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세 차례의 위기로 국제유가가 급락했을 때, 이를 모두 시장 지배력 확대 기회로 삼았다.
일례로 2001년에 사우디의 제안으로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을 때 사우디는 하루 평균 산유량을 320만배럴 줄이며 대대적인 감산에 나섰다. 반면 러시아는 오히려 하루 산유량을 전년대비 430만배럴 증산했다.
이번 산유량 동결 합의 후에도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석유장관은 "올해 산유량은 평균적으로 1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산유량은 하루 1000만배럴을 넘는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이는 합의 이행에 대한 러시아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산유량 동결 결정에도 올해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에 대한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스윈 마헤시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산유국 4개국은 이미 생산량이 고점 수준에 다달았다"며 "이들이 산유량 동결을 결정한 것은 실탄이 바닥나 휴전을 요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