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자동차 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으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잇따라 해외 자동차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과 중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업체들은 이들을 주거래처로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중국이 전기차 3대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 일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은 전날 미국 크라이슬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크라이슬러가 올해 말부터 양산 예정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미니밴 모델 '퍼시피카(Pacifica)'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에 따라 배터리 거래처 선정 방식이 다르다"며 "자동차 모델 출시계획에 따라 사전에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충북 청주, 미국 홀랜드, 중국 남경 등 3곳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해 있는 홀랜드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LG화학은 20여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폴크스바겐 등과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등이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 7000억원 가량을 기록한 LG화학은 올해는 2배 가까이 늘어난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벤츠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출시될 벤츠 전기차 여러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게 된다.
벤츠 전기차의 다양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SK이노베이션은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독일 벤츠 외에 현대·기아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설비를 기존 대비 2배 규모로 증설한 뒤, 100% 풀 가동중이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부분 1780억원 매출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한 상황이어서 매출이 증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흥사업장 자동차용 배터리 <사진=삼성SDI> |
오는 2020년까지 3조원 규모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SDI도 해외 거래처 확대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중국 시안과 울산, 향후 추진될 유럽 거점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SDI는 유럽과 중국 전기차 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삼성SDI가 성사시킨 수주는 총 30여건 이상에 달한다.
삼성SDI관계자는 "5년안에 연평균 21%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최고의 제품 라인업과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 선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13년 3조7000억원(32.6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20조7000억원(182.4억 달러)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