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예원 기자] 화장품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아이템은 ‘한방’이다. 특히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한방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차별화 전략에 팔을 걷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지난해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면세점 매출 1,2위를 차지했다. 이는 K-뷰티 열풍이 중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유커들이 가장 먼저 구매하는 상품군 중 하나가 화장품으로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 중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5%로 절반을 웃돈다. 이에 화장품업계는 유커들의 신뢰가 높은 한방 화장품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벼르고 있다.
◆ 한방이라고 다 똑같은 원료? 차별화가 답
업계는 획일화된 한방 원료에서 벗어나 효능과 신선함을 함께 갖춘 원료를 발굴하는데 머리를 싸맸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한방식물과 관련된 연구를 50여 년 동안 해왔다”며 “오랜 연구와 집념을 바탕으로 적송 깊은 곳에서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피부생명강화 안티에이징 성분 DAA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성분을 적용한 아이크림을 출시했고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추천 아이템으로 통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역시 프리미엄 한방브랜드 ‘초공진’을 내세워 영안앰플과 아이크림을 추가로 선보였다. 초공진 영안앰플은 생강 추출물과 자작나무 새순 성분을 포함한 고농축 피부 영양 앰플로 영안앰플만의 보습 중합제 기술을 더했다.
미샤는 로드샵 화장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10~20대 소비자가 많았지만 신선한 원료의 한방 화장품 출시로 중년 여성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초공진 라인은 출시 4개월만에 누적 매출액 30억원을 넘어서는 등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필회 미샤 상품기획팀장은 “초공진은 품질이나 패키지 등 모든 면에서 어느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코너가 춘절을 맞이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 한방화장품 고급스러움에 공 들인다
LG생활건강은 궁중 한방 라인 ‘후’의 고급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방 화장품의 인기 요인 중의 하나가 고급스러움이기 때문. 이를위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용기에 왕실의 상징인 붉은색과 부귀화로 불리는 모란문을 새겨 넣었다. 화장품 용기에서부터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소장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가로수길에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 ‘후 헤리티지 팰리스’를 기존보다 2배 규모로 확장했다. 후 헤리티지 팰리스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그 중 90% 이상이 중국, 태국 등 외국인이다.
코리아나화장품 역시 디자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의 프리미엄 한방 브랜드 자인과 발효녹두 브랜드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등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자인의 불로라인은 다양한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더해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들이 한방 화장품을 많이 찾는 이유 중의 하나가 고급스러움 때문이다. 화장품업계가 용기 등 디자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방 화장품이 백화점 등 고급매장에 입점 되어 있다는 점도 두터운 신뢰를 쌓은 이유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