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저축은행들이 P2P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 핀테크 사업 활성화와 더불어, 새로운 대출수요를 창출해 신사업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시도다.
2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저축은행은 P2P대출업체인 팝펀딩과 업무제휴를 맺고 새로운 형태의 대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P2P대출이란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이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대출 신청을 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를 조성해 이를 빌려주는 형식이다. P2P대출업체들은 이처럼 개인 간 투자와 대출이 이뤄질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현대저축은행은 최근 P2P대출업체 팝펀딩과 제휴를 통해 핀테크 사업에 진출했다. <사진=현대저축은행> |
현대저축은행은 우선 P2P대출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직접 펀드 조성에 참여해 팝펀딩 대출 수요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저축은행으로서는 온라인 상의 대출 수요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대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저축은행이 P2P대출업체를 통해 대출 수요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야 하는 단계"라며 "다만 이번 상반기 법률적 검토와 구체적인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저축은행은 향후 P2P대출의 시장성을 보고 팝펀딩에 직접 투자한후 P2P금융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 다양한 P2P금융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말 대신저축은행 역시 부동산담보 전문 P2P대출업체인 투게더앱스와 제휴를 맺었다. 대신저축은행은 투게더앱스 명의의 계좌를 관리하는 자금관리인 역할을 한다.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대출이다보니 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자금이 유용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신저축은행은 현재로서는 자금관리인의 역할만을 하고 있지만, 향후 공동 상품 개발 등 제휴 업무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현재 투게더앱스가 여신업무 수행을 위해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대부업체에 신용공여를 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저축은행도 부동산 전문 P2P대출업체인 테라펀딩과 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동부저축은행과 테라펀딩은 모두 부동산 대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치평가나 리스크 헤지 방안 등을 공유할 수 있고, 테라펀딩의 대출 수요자를 저축은행과 연계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P2P업체들과 제휴를 맺는 데는 '핀테크' 열풍이 배경이 됐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2금융권에도 비대면 실명확인 업무를 허용하면서, 저축은행업계는 중앙회 차원에서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는 등 핀테크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또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의미도 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27.9%로 인하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저축은행업계는 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금리인하로 대출을 통해 얻게 되는 이자수익은 감소하는 상황인데다, 대출모집인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도 부담스럽다는 것.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감소가 예상돼 모집법인 수수료도 부담이 된다"며 "저축은행들이 모집법인을 통하지 않은 형태의 새로운 여신방법을 찾다보니 P2P대출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