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국민 입장에서는 더 편리해지고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그만큼 고객확보와 유지를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영업본점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입장했다. 금융당국 수장이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 게다가 창구에 앉아 직원의 안내대로 직접 서류를 작성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영화배우 하지원(하나은행 홍보모델)이 흐뭇한 얼굴로 임 위원장을 지켜봤다.
26일부터 은행지점 및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해 계좌를 이동할 수 있는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가 시행된다. 또 보험료와 통신비, 공과금 등 자동납부뿐만 아니라 월세나 용돈, 모임 회비 등 자동송금까지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된다. 다만 아파트관리비, 스쿨뱅킹 등 요금청구기관이 납부가능 은행을 소수(1~3개)로 제한한 경우 계좌이동서비스가 제한된다.
앞서 2단계까지는 변경 내용도 제한됐고, 신청도 금융결제원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3단계 서비스가 사실상 계좌이동서비스의 완성단계인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홍보모델 배우 하지원이 2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영업창구에서 계좌이동서비스 3단계 시행에 따른 오프라인 서비스 이용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금융당국도 은행들도 심판대 올라
이제 금융당국은 금융개혁의 중점 과제인 계좌이동서비스를 국민들에게 평가받게 됐다. 은행들은 주거래고객을 지켜야 하는 전장에 나서게 된다.
하나은행에서는 직접 시연회를 마련해 홍보효과로 인한 시장선점을 노렸다. 자리에는 임종룡 위원장을 비롯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함영주 은행장, 영화배우 하지원이 참석했다.
임 위원장은 직접 창구에 앉아 계좌이동 신청서를 작성하고 계좌이동을 신청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이어 영화배우 하지원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뱅킹으로 계좌를 옮기는 과정을 체험하며 누구나 쉽게 계좌이동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임 위원장은 이번 계좌이동서비스 확대가 국민들에게는 편의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은행들에게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개혁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임 위원장은 "26일부터 전국 은행 창구와 온라인뱅킹을 통해서도 계좌이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금융개혁이 국민 일상생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가 본인의 마음에 드는 은행계좌로 이사가 쉬워지는 계좌이동서비스를 계기로 은행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함영주 은행장도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 및 은행 선택권 확대를 위한 계좌이동서비스 시행에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계좌이동서비스의 핵심은 고객관리라는 마인드를 전 직원이 공유하고, 금융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계좌를 옮겨오고자 하는 은행에서 신청해야
이번 서비스 확대로 16개 시중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는 물론, 영업점포까지 계좌를 이동할수 있게 된다. 다만 모바일뱅킹의 경우는 대구·씨티·수협·제주·전북은행은 아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연내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은행 창구에서 직접 변경하려면 계좌를 옮겨오고자 하는 은행의 업무시간(평균 오전9시~오후4시) 내에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심야・휴일영업창구에서는 페이인포와 동일하게 오전 9시~오후5시에 가능하다.
자동송금 서비스는 계좌 변경신청후 즉시 가능하다. 자동납부는 변경신청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서비스 이용기관(페이인포, 각 은행)에서 고객 휴대폰 번호로 처리결과를 통지한다. 최종 처리상태는 페이인포 홈페이지 및 각 은행 인터넷뱅킹에서 자동이체내역 조회서비스(평·휴일 오전9시~오후10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파트관리비, 스쿨뱅킹 등 요금청구기관이 납부가능 은행을 소수로 제한한 경우도 소비자편의 제고 차원에서 납부가능은행 확대방안을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그 동안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 접근이 어려워 계좌이동을 하지 못했던 고객은 은행지점을 방문해 창구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향후 본인명의로 개설된 모든 은행계좌를 조회하고 잔고이전 및 해지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올해 4분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