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아이폰 잠금 해제 소프트웨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위험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쿡 CEO는 미국 ABC방송이 24일(현지시각) 방영을 앞두고 사전 공개한 인터뷰에서 "FBI가 요구하는 아이폰 잠금 해제 소프트웨어는 암과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애플은 2014년 9월부터 문자 메시지나 사진 등의 정보를 암호화했다. 기기가 잠겨 있으면 사용자가 설정한 비밀번호가 있어야만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설정에 따라 10번 이상 잘못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기기의 모든 자료는 자동으로 삭제될 수 있다.
FBI는 샌버너디노 테러범인 사이드 파룩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확인하려고 가능한 모든 값을 넣는 '무차별 대입 공격(brute force attack)'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FBI는 비밀번호를 무제한 입력해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게 해달라고 애플에 요청했다. 또 1만개에 이르는 번호 조합을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는 대신 빨리 처리하는 방법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팀 쿡은 "테러범의 아이폰에서 정보를 빼내려면 암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운영체제로, 만든 적도 없고 만들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테러범의 아이폰에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으며, FBI도 모른다"며 "그 아이폰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FBI에 넘겼다. 추가적인 정보를 얻으려다가는 수백만 명이 이 문제에 노출될 것"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쿡은 "우리 아이들과 가족 등 공공의 안전은 매우 중요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며 "FBI의 요구에 협조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를 경우 수많은 미국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직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이 사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