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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위기에 빠진 해운업을 지원하는 '선박펀드' 조성과정에서 한국해양보증보험의 보증 문제가 대두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현 자본금으로는 펀드의 후순위 투자를 보증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나,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선박펀드 후순위 투자에 보증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해양보증보험 관계자는 "자본금 규모가 작아 선박펀드와 같은 대규모 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게 무리"라며 "자본금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국내 해운사의 선박 건조 및 매입 사업 등에 채무보증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6월 자본금 600억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렸지만, 지난해 말 기준 124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금융위가 전체 12억 달러(1조4000억원) 규모로 만들기로 한 10개의 선박펀드 한 개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금융위는 후순위 투자(50%)에 한국해양보증보험이 일정부분(50%) 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자본금을 2019년까지 55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민간과 공공부분이 절반정도 분담해 해마다 1000억원씩 불릴 계획이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민간이 참여해야 하는데, 해운업계는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출자 목표 역시 1500억원이었지만, 이런 이유 탓에 1248억원에 그쳤다. 한국해양보증보험 관계자는 "자본금 확충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별도의 보증건을 고려하면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현재 진행중인 보증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사례를 보면, 중견 조선사인 한성라인(100억원)과 동아탱커(200억원)의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건조에 필요한 1000억원 자금 일부에 대해 300억원의 보증을 제공했다.
또, 공공부분 출자는 한국해양보증보험의 대주주인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출자한 부분에 정부가 예산으로 매칭펀드(동일 출자비율로 투자)방식으로 이뤄진다. 결국 산은과 수은이 자기돈으로 자기를 보증하는 것으로, 정책금융기관 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선박펀드를 후순위 투자에 대한 보증 없이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다른 정책금융기관 참여자는 "해양보증보험이 보증을 제공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금융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순위 투자를 해야 하는 산은, 수은, 캠코, 산은캐피탈은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보증이 빠지면 후순위 투자 위험이 증가해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의 부담을 줄이려 선순위(민간)와 후순위(정책금융기관) 투자비율을 애초 5:5에서 6:4로 조정하는 것까지 고려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해양보증보험이 보증을 하지 않는 방안도 포함해 논의하고 있다"며 "애초 내놓은 방안은 예시로 최종 안은 처음안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