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사장이 오는 6일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장에서 직접 맞닥뜨린다. 이번 주주총회의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가 달라질 수도 있어 신동빈-신동주 형제간 표심잡기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가 이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주총은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비롯한 7명의 이사회 전원을 해임하고 자신이 경영권에 복귀하겠다는 안건을 담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김학선 사진기자> |
4일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오는 6일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 본인이 이사회의 멤버인데다 주주의 자격도 있기 때문에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직접 자리 할 것이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신 전 부회장 측도 주총 참석을 공식화 했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면서 롯데홀딩스 직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한창이다.
이에 따라, 이들 형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입원을 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에 한 자리에서 대면하게 됐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의결권 지분은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누구도 자력만으로 어떤 결정을 지을 수 없게 나눠져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광윤사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의결권 지분 등을 합치면 총 33.8%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쓰쿠타 사장과 고바야시 최고재무책임자 등이 지배하고 있는 임원 지주회 및 공영회를 포함하면 총 23.8%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의 결과는 31.1%의 의결권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종업원지주회의 입장에 촉각이 곧두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측은 종업원지주회의 태생적 특성상 '변화가 있을리 없다'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처음 주총 소집 요구가 왔을때에는 "무의미한 소집"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을 정도다.
종업원지주회는 신 총괄회장이 일본의 야구팀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한국 국적이라 어려움을 겪자 본인의 지배 하에 있으면서도 일본인의 지분을 높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 만들어지면서 지분을 갖게 된 조직이다.
실질적으로 경영진의 의중 하에 있는 조직이라는 의미다. 이전에도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낸 적이 없는 조직인 만큼 이번에도 별다른 변수는 없을 것으로 신 회장측은 예측하고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측은 어떻게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에 '1인당 25억원'이라는 거액을 약속하면서 지분 해체를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을 일본 롯데그룹 사원 등에 재분배하는 주식보장제도를 제안하면서 종업원지주회가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인당 25억원 상당의 주가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방침 설명회를 여는가하면 일본 웹사이트에 롯데홀딩스에 불만을 제기하는 익명의 직원들의 글을 공개하는 등 다양한 여론전술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신 회장이 주총에서 승리를 한다고 해도 신 전 부회장측은 다른 여러 방법을 통해 다양한 이슈를 만들면서 공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의 참모 역할을 하고 있는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롯데그룹을 이어받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이게 시작이고 목표를 달성할때까지 (이런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대로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서 승리하더라도 신 회장을 지지하는 한국 롯데 경영진 등의 반발과 이에 따른 역공세로 경영권 분쟁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 이같은 분쟁이 이어질 경우 롯데의 기업가치만 하락하게될 수 있다"며 "승부에서 패한쪽은 기업 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주는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논란을 만들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