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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부동산광풍] 길잃은 돈 묻지마 투자, 대도시부동산 과열몸살

기사등록 : 2016-03-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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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투자상품 실종에 통화정책 완화가 대도시 주택 버블 초래

[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04일 오후 5시08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1선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 시장 부진과 실물경제 침체로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특정 지역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무분별한 주택담보 대출이 성행하면서 중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수익 투자상품 부재와 통화완화 정책이 부동산 과열 불러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1선도시의 주택가격이 15% 넘게 상승했다. 이중 가장 오름폭이 큰 도시는 선전으로 전년동기대비 51.9% 급등했다. 또한 최근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의 영향으로 상하이에서는 이틀새 주택가격이 5000만원 넘게 폭등한 사례도 속출했다.

시장은 갑작스럽게 찾아 든 부동산 열기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의 주택수요가 공급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상하이, 선전 등 일부 지역만을 중심으로 투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신규 주택 공급이 1005만채인 반면 연간 수요는 800만채가 채 되지 않는다. 한쪽으로 수요가 쏠리면 그만큼 다른 한쪽의 주택 매매가 급속도로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전역에서 1선 주요 도시의 주택은 없어서 못 파는 반면 3~4선 도시에서는 미분양 주택 물량이 넘쳐나는 현상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과열의 원인으로 '즈찬황(자산황·資產荒)'을 지목하고 있다. 즈찬황이란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지만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시장의 부진과 실물경제 침체로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갈 곳을 잃은 시중 자금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자산으로 유입되면서 주택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이 같은 현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기점으로 이틀새 선전, 상하이 등의 주택가격이 폭등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최대 6000억위안의 자금이 풀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당국의 통화정책으로 시중자금이 확대된 가운데 고수익 투자 상품과 우량 투자자산의 부재로 인해 단기 상승세를 나타낸 부동산 시장으로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근시안적 부동산 정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각종 감세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선양시 지방정부는 최근 일부 계층에 대해 주택 담보대출 계약금을 전면 무료화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수중에 돈 한푼 없어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전 지역 주택가 <사진=블룸버그통신>

◆과도한 부동산 담보대출에 파생상품까지,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오나?

당국의 주택담보 대출 촉진 정책은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중국 은행권의 신규 대출이 사상 최대 수준인 2조5000억위안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는 지난 2009년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대출이 급증했던 당시의 1조6200억위안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중 은행 신대 자금 2조5400억위안을 제하고 남은 8800억위안(약 166조원)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주택담보 대출이 미분양 물량 소진이 절실한 3~4선 도시가 아닌 주요 대도시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말 기준 선전의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의 잔액이 742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2015년 한해 신규 개인 부동산 대출잔액이 3408억위안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5년 12월말 기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이 6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2%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주택담보대출비율 한계선인 70%까지 단 5%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담보 대출이 성행하는 가운데, 이를 활용한 투자상품도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부실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은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원인이 됐다. 

특히 지난달 21일 중국의 부동산 대출 제도인 주택공적금의 수익률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공적금대출을 기반으로 한 자산유동화 증권 상품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푸젠과 우한 지방정부가 개인 주택공적금대출 증권화를 선언했고, 현재 10여 종의 주택담보대출 자산유동화 증권 상품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차이신은 이와 관련해 "우량 투자 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장성이 높고 디폴트 우려가 적은 주택공적금대출 유동화 증권이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이 같은 상품들의 수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산가격의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만약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은행의 담보대출 및 금융리스크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쉬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교수는 "경제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신용대출이 급증하게되면, 그 자금이 실물경제로 유입되기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가 버블을 형성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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