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청년인턴제를 통해 취업해 1년 이상 정규직 고용상태를 유지한 이들의 비율이 전체의 40%가 채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이달 중 발표 예정인 청년일자리 대책에서 취업 당사자인 청년에 대한 직접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8일 정부에 따르면, 청년인턴제도를 통해 취업한 청년들 가운데, 정규직 전환 후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이들의 비율이 최초 채용된 인턴 수의 40%가 채 안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유망업종 내 중견기업 등을 중심으로 청년인턴제를 도입, 취업 연계형으로 재설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중소·중견기업에서 연간 5만 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2009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를 통해 매년 3만~4만 명 규모의 청년들이 인턴으로 취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청년인턴제도를 통한 전체 채용 인턴의 60%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그 중 60%가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즉, 10명 중 4명이 채 안되는(3.6명) 상황인 것.
제도 시행 첫해인 2009년의 경우, 전체 3만1150명이 인턴으로 채용된 이후 34%가 중도탈락했고, 그를 제외한 66%의 수료자 가운데 86%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최초 인턴 채용 인원 대비로는 57%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어 정규직 전환 후 1년 이상 고용상태를 유지한 비율이 58%로, 최초 인턴 채용 인원의 33% 수준이다.
2010년에는 최초 인턴 채용 인원 2만9554명 중 31%가 중도탈락, 나머지의 62%가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정규직으로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최초 인턴 채용 인원의 37%다. 이후 중도탈락률과 정규직 전환 비율 그리고 1년 이상 고용유지 비율은 2011년 각각 31%, 63%, 37%, 2012년 각각 30%, 64%, 37%, 2013년 26%, 67%, 39%로 큰 차이가 없다. 2014년에는 중도탈락률 23%, 정규직 전환 비율 70%를 기록했고, 1년 이상 고용 유지 비율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자료=고용부> |
이와 관련, 고용부 관계자는 "(좋다고 할 순 없지만) 나쁜 것도 아니다"며 "인턴제 안 거치고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들어간 신입사원의 고용유지율이 얼마나 될지 고용보험 DB를 근거로 자체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약 42%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그 결과를 가지고 조만간 발표할 청년일자리 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과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대책을 이달 중으로 마련,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용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취업자, 즉 청년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청년인턴제도에서 인턴기간에 최저임금의 110% 받을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해 지도해 왔다. 동시에 취업자 대상으로는 정규직 전환 후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제조업 생산직 최대 300만원, 제조업 생산직 외 직종이나 업종에 대해서는 180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인턴 채용 기업에게는 인턴기간(3~6개월) 동안 중소기업 월 60만원, 중견기업 월 50만원을 지급하고, 정규직 전환 후 최대 1년까지 고용을 유지하면 정규직 전환 지원금으로 195만원씩 두 차례 연간 총 390만원을 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보다는 청년 쪽 지원을 더 강화함으로써 청년들의 고용유지율을 좀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앞선 통계에서 인턴을 끝내지 못하고 퇴사한 비율인 중도탈락률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고 정규직 전환 비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들이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비율은 그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년 쪽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고용유지율을 더 높이지 않을까 싶어 그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금액을 더 높이거나 기한을 더 연장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방식을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청년인턴제도와 관련해 취업 대상자 타깃 설정을 잘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인턴제가 정말로 필요한 이들을 제대로 가려야 한다는 것인데, 타깃 설정이 잘못되면 예산낭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론적으로 고용보조금이란 게 정부가 임금을 어느 정도 보조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런 제도 설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표적집단을 세밀하게 잘 타겟팅하는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이런 제도가 없어도 잘 취직할 사람한테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니, 정말 정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집단을 잘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그런 우려가 늘 있어 왔다"면서 "그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경제단체나 공법인, 대학 그리고 직업알선기관 등 전국 133개 운영기관에 위탁, 매년 심사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