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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마이너스’ 기록 속출, 이번엔?

기사등록 : 2016-03-0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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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본드 사상 첫 마이너스 수익률 발행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채권시장에 새로운 마이너스 금리 기록이 연일 속출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커버드 본드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발행됐다. 기존에 거래되는 채권 수익률이 0%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마이너스 금리가 발행시장으로 확산된 셈.

이날 독일 모기지 은행 베를린 힙이 5억유로(5억5000만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마이너스 0.162%의 수익률에 발행했다.

유로존 <출처=블룸버그통신>

약 250년 전 커버드본드가 탄생한 이후 발행 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초유의 일이다.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수익률이 소위 ‘네버티브’ 영역으로 속속 진입한 만큼 이번 기록을 ‘서프라이즈’로 보기는 어렵지만 비전통적인 시장 상황의 확산에 투자자들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례 없는 금융시장의 왜곡이 예상할 수 없는 부작용과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스트 뷰몬트 ABN 암로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커버드본드 발행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라며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점차 깊은 마이너스 영역으로 빠져들고 있어 채권 발행자들이 투자자들에게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할 경우 스프레드가 비현실적인 수위로 뛸 것”일고 설명했다.

이미 기존에 거래중인 커버드본드 가운데 신용등급이 우량한 213억유로(240억달러) 규모의 물량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과 함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초래한 결과다.

ECB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해 10월 이후 총 512억유로에 달하는 커버드본드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시장의 12%에 이르는 물량이다.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과 함께 ECB의 부양책 확대로 인해 수익률이 더욱 하락, 차익을 낼 기회가 잠재돼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기록이 유럽에 제한된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 기록을 거듭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 7일 22.2bp 급락, 마이너스 0.458%까지 밀린 상황. 이날 낙폭은 2013년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 밖에 7년물과 10년물 등 장기물 수익률의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런던의 한 채권 브로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라며 “특히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기관 투자자들이 이미 ‘망가진’ 금융시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금리가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 붙는 시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정 기업이 회사채를 마이너스 수익률에 발행하는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고, 나아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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